신디사이저는 도대체 뭘 하는거야 - 엔벨로프, ADSR

저번 시간에 LFO를 가지고 소리에 변화를 줘보았다.

하지만 소리가 재미없다! 아직 모자르다! 너무 모자르다!!

더 좋은 소리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신디사이저 모듈레이션의 필수요소, 엔벨로프ADSR을 배워보자!

Envelope, Attack & Decay

엔벨로프(Envelope)는 소리의 시간적 변화를 만드는 곡선(혹은 직선)을 말한다.

말이 어려우니 직접 소리로 들어보자.

버튼을 눌러보자. 위의 Trigger 버튼을 눌러도 되고 여기 이 버튼을 눌러도 된다. (언제나처럼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무음모드를 해제하자! 아이폰은 그 왼쪽 딸깍이 그거!)

눌러보면 소리의 크기가 그래프를 따라커지고 작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거다. Attack까지 소리가 커지다가, Attack을 지나고 Decay까지 소리가 작아진다. 기본값으로 Attack은 2초, Decay도 2초로 설정했으니 0~2초가 소리가 커지다가, 2~4초까지 소리가 작아진다.

그 전 오실레이터는 한번 켜면 소리가 쭉 나왔었는데, 이제 Attack과 Decay를 이용해서 소리의 크기에 변화를 줄 수 있게 된거다.

한번 위 시각자료에 Attack이라고 적힌 점을 손가락이나 마우스로 드래그해서 왼쪽으로 옮기고 을 눌러보자. 혹은 이 버튼을 눌러도 좋다. 아까와 다르게 Attack의 길이가 짦아졌으니 아까보다 빠른 속도로 소리가 커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과 소리도 비교해보자.

이번에는 Decay라고 적힌 점을 왼쪽으로 옮기고 을 눌러보자. 당연 버튼을 눌러도 좋다. 예상할 수 있으니 Decay의 길이가 짧아져서 소리가 훨씬 더 짧은 시간만에 사라진다. 와 소리도 비교해보자.

정리하자면 Attack은 소리가 피크(최대점)을 찍을 때까지의 시간을 정하는 것이고, Decay는 소리가 피크를 찍은 이후부터 소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의 시간이다. 예를들어 Attack은 0.5초이고 Decay가 1.5라면 소리는 0~0.5초 동안 커지다가 0.5~2초까지 줄어드는거다.

이제 Attack, Decay가 시간에 따라 소리에 크기를 변화시키는 것을 알게됐다. 보통은 이 둘을 줄여서 AD(Attack and Decay)라고 부른다. 시간에 따라 소리에 변화를 주는 Attack과 Decay 같은 녀석을 엔벨로프라고 부르는데 일단 그렇다고만 알아두고 차차 더 알아가보자.

ADSR

방금 배운 AD를 가지고 소리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됐지만 우리의 소리는 단조롭게 커졌다가 작아지기만 한다. 소리의 크기에 조금 더 다채로운 흐름을 주기 위해서 AD에 SustainRelease가 추가된 ADSR에 대해 알아보자.

아까와 다르게 시각자료에 SustainRelease라고 적힌 점이 추가됐다.

각 점들의 역할을 알아보기 위해 버튼을 눌러 소리를 들어보자. 이때 주의할 사항은 Trigger 버튼을 2초 이상 꾸욱 누르고 있는거다.

Trigger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아까 AD와 달리 Sustain이라고 적힌 지점에서 더 떨어지지 않고 소리가 계속해서 재생된다. 그러고 Trigger 버튼에서 손을 떼면 소리가 다시 Release가 끝날 때까지 작아진다. 아까 AD와는 다르게 키(Trigger)를 누르고 있으면 소리가 계속나게 됐다.

우리는 키(Trigger)를 누르면서 소리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SustainRelease를 알아보자.

Sustain은 키(Trigger)를 누르고 있을 때 사운드의 크기를 의미한다. 버튼을 눌러보면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소리가 100%로 나고 있는 반면 를 누르고 있으면 소리가 상대적으로 작은 10% 크기로 재생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버튼도 비교삼아 들어보자.

그러면 Release는 뭘까? Release는 키(Trigger)에서 손을 뗐을 때 소리가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를 눌러보고 또 를 눌러보고 보며 소리의 차이를 들어보자. Release가 길면 손을 떼고 나서도 소리가 긴 시간동안 재생되는 반면 Release가 짧으면 손을 떼자마자 소리가 사라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AttackDecay의 동작도 아까의 AD와는 약간 달라졌다. 아까 AD에서는 키(Trigger)를 누르면 소리가 Attack의 시간을 다 채운 후 Decay 시간 동안 소리가 줄어들었지만 을 눌러보면 알겠지만 키(Trigger)에서 손을 떼면 Attack이나 Decay 시간을 다 채우지 않았더라도 바로 Release로 넘어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잘 이해가 안 간다면 위에 시각자료를 보면서 소리를 들어보자!

또한 Decay도 AD에서처럼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Sustain의 지점까지만 떨어진다는 차이가 있다.

눈치챘겠지만 Trigger 버튼은 신디사이저나 피아노의 건반이랑 똑같은거다! 건반을 누르면 소리가 나고 건반에서 손을 떼면 소리가 사라지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악기의 동작을 ADSR로 모방한 것이다.

다음 파트로 넘어가기 전에 한번 위의 시각자료의 각 점들을 손이나 마우스로 드래그해가며 ADSR를 몸으로 익혀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ADSR의 다양한 소리들

이제 ADSR이 어떤건지 이해했겠지만 재미없는 Sine파의 소리는 영 재미없다. 아래에 다양한 소리들을 들어보며 ADSR이 소리 어떤 느낌을 만드는지 들어보자.

을 들어보자. 버튼을 눌러보면 우리 흔히 아는 전자 음악의 드럼 킥 사운드가 난다. 드럼과 같은 타악기는 강한 소리가 펀치처럼 빠르게 다가오기에 매우 작은 Attack지니며 약간의 울림을 위해 1초 정도의 상대적으로 긴 Release를 지닌다.

는 어떤가? 를 누르면 탬버린을 흔드는 듯한 소리가 나는데 아까 Kick과 비슷한 ADSR이지만 울림이 적기에 상대적으로 짧은 Release를 지닌다.

를 눌러보면 배스기타의 소리가 나는데 현의 치자마자 소리가 바로 크게 나오기에 짧은 Attack을 지니고 치고 난 이후에 소리고 잠시 울리고 사라지는 것을 모방하기 위해 짧은 Decay와 짧은 Release로 설정되었다.

는 앰비언트나 여러 음악들의 배경에 코드를 넣을 때 주로 듣는 사운드인데 긴 흐름 속에서 소리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게 초점이다. 그렇다보니 긴 Attack, Decay, Release가 적당한 Sustain 값을 지닌다.

는 반대로 멜로디나 강한 느낌의 코드를 만들기 위해 쓰이는데 Pad와 달리 매우 짧은 Attack과 Release를 지녔고 소리가 건반을 누르는 동안 계속 강하게 전개되기 위해서 높은 Sustain 값을 지닌다.

한번 버튼을 눌러보는걸로 끝내지말고 각 소리마다 ADSR도 바꿔보자. 같은 파형의 오실레이터에서 나는 소리이지만 ADSR 변화에 따라 느낌이 확 달라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 정도면 ADSR의 쓰임새를 어느 정도 이해했을 것이다. ADSR을 통해서 우리가 원할 때(키를 누르고 뗄 때) 소리의 크기와 느낌을 바꿀 수가 있고 음악에서는 AR, ADSR과 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따라 소리의 느낌 변화시키는 곡선을 엔벨로프라고 부른다.

FM with ADSR

지금까지 ADSR이 소리의 크기의 변화시키는 것을 들었겠지만 사실 ADSR은 소리의 크기말고 신디사이저의 다양한 요소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버튼을 눌러보자. 소리의 크기가 ADSR의 선을 따라서 커지다가 작이지는 것을 들을 수 있을거다.

근데 잘 들어보면 단지 소리 크기만 ADSR 선을 따라가는게 아니다. 소리의 음정도 ADSR에 따라 높아졌다가 낮아진다.

그래서 소리를 들어보면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소리도 점점 고음으로 높아지다가 키에서 손을 떼면 소리가 작아지면서 음정도 다시 낮아진다. 저번 LFO 시간에 배웠던 FM(Frequency Modulation)을 ADSR로 한거다.

이처럼 ADSR(혹은 엔벨로프)은 소리의 크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리와 관련된 변수들을 조작해서 원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ADSRLFO를 사용해 사운드에 여러 흐름을 주어 조금 더 생동감 넘치고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아직 신디사이저에 대해 배운게 많이 없어서 앞으로 더 배우면서 재미있는 사운드를 만들어보자.

つづく (다음 편 예고)

다음 시간에 전화기 글에서 다뤘던 로우패스 필터와 하이패스 필터를 더 자세히 알아보면서 소리에 색을 바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