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Rhodes 소리를 향해 - 코러스

E.Piano 1 글 초입에 위에 노래와 함께 내가 녹음한 Rhodes E.Piano 소리를 들려주었던 것을 기억하는가?

원곡의 소리와 내가 녹음한 소리를 들으면서 얼추 비슷하긴 하지만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원곡에 비해 내가 녹음한 소리는 원곡에서 들리는 소리의 떨림이 없고 뭔가 빈약하다.

우린 무언가 필요하다.

트레몰로

Rhodes E.Piano는 세계 2차대전 때 폭탄 껍데기를 주워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다보니 역사가 길고 출시 모델도 많다. 소리와 내구성 향상, 디자인 변경 등 많은 변화들이 있었지만 우리가 먼저 주목할 것은 초창기 모델부터 있던 트레몰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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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에 있는 Rhodes 초기 모델인 Sparkletop의 가장 우측 조작부를 보면 Vibrato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잠시만? 아까 트레몰로라며? 근데 왜 비브라토가 적혀있는거야??

글을 읽으면서도 트레몰로비브라토의 차이가 헷갈리는 사람들이 있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Rhodes 개발 초기에 참여했던 그 유명한 Fender 기타를 만든 Leo Fender도 이 두개를 헷갈려서 트레몰로를 비브라토라고 쓴거다,,,

다시 한번 상기할 겸 아래 예시를 통해 비브라토와 트레몰로를 비교하며 들어보자

먼저 Play 버튼을 누른 후 트레몰로를 켜보라. 그러면 소리가 LFO에 그려진 신호 값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 하면서 떨림이 생기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번에는 트레몰로를 끄고 비브라토를 켜보라. 아까와는 다르게 음의 높낮이(음정)이 LFO 신호에 따라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저번 시간에 배웠던 개념으로 말하면 트레몰로Amplitude Modulation이고 비브라토Frequency Modulation이다. 봉우리가 생기는 하단 스펙트럼 그래프를 보면 트레몰로 때는 봉우리가 위아래로 움직이고, 비브라토 때는 봉우리가 좌우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스펙트럼 그래프에 대해 배우지 않았지만 위아래로 움직이는게 소리의 크기이고, 좌우로 움직이는게 음정이라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조만간 스펙트럼 그래프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어쨌건 초기 Rhodes 피아노에는 트레몰로 이펙트가 있었고 우리의 녹음된 Rhodes 피아노 소리에 트레몰로를 쓰면 아래와 같다.

Play 버튼을 누르고 트레몰로를 켜보자. 아,,, 훨씬 아름답지 않은가?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우린 무언가 더 필요하다!

코러스

음악가들이 악기 소리를 그대로 쓰는 경우는 드물다. 기타만 해도 아래 사진처럼 수많은 이펙트를 사용해서 원하는 소리를 만들지 않는가. (아래 사진은 My Bloody Valentine의 Kevin Shields의 페달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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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odes 피아노를 쓰던 키보디스트들도 여러 이펙트를 사용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친구는 Roland의 Jazz Chorus(JC)-12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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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것을 보면 알겠지만 JC-120은 단순 이펙트가 아니라 앰프였는데, 앰프에 달려있는 코러스 이펙트가 당시 음악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코러스 이펙트가 뭐냐고? 한번 들어보자

Play 버튼을 누르고 코러스를 켜보자. 왜인지 소리가 더 울리고 풍성해지지 않았는가? 코러스가 없었을 때 Rhodes 피아노 소리가 밍밍하게 느껴질 정도다.

내친 김에 트레몰로코러스를 동시에 켜보자. 이거다 이거.

소리가 훨씬 좋아진 것 알겠는데 코러스 이펙트라는 녀석의 정체가 도대체 뭘까?

코러스 이펙트의 원리

코러스 이펙트의 핵심은 딜레이 이펙트다. Dub 글에서 딜레이 이펙트에 대해 다루어 본 적이 있는데 다시 한번 살펴보자.

딜레이 이펙트부터 살펴보자. 딜레이는 원본 신호를 일정 시간 후에 다시 재생하는 이펙트다.

Play를 누르고 소리가 약간 뒤에 한 번 더 메아리 치듯이 들리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딜레이 원본 신호를 일정 시간 후에 다시 재생하는 이펙트이다. 말 그대로 딜레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 딜레이 시간을 LFO로 진동시키면 어떻게 될까?

Play를 누르고 Modulate Delay를 켜보자. 딜레이 시간이 LFO에 따라 9~11ms로 움직이는게 보이는 동시에 코러스 이펙트에서 들었던 풍성한 소리가 나지 않는가?

원리는 말로 하자면 이렇다. 딜레이가 9~11ms 전에 소리현재 소리를 동시에 재생하면서 마치 두개의 악기가 동시에 소리를 내는 풍성한 느낌을 내주는거다. 여기서 딜레이 시간이 9~11ms로 바뀌면서 약간의 음정 변화까지 생기게 되는데, 이 음정이 변한 소리와 원래 소리가 섞이니 말 그대로 코러스(합창) 하는 듯한 풍부한 소리가 난다.

이게 코러스 이펙트다. 짧은 딜레이 타임(보통 1~30ms)을 LFO로 진동시켜 소리를 두껍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 터치, 리버브

소리에 공간감을 넣어줄 리버브를 넣어보자. 아무 리버브나 넣을 수 없으니 당시에 스튜디오에서 Rhodes 피아노와 함께 자주 쓰였던 EMT 140 리버브를 넣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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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무지하게 큰 녀석인데 저 철제 랙 안에 철판이 울리는 소리로 공감간을 재현한 리버브다.

자 Play 버튼을 누르고 리버브를 켜보자. 리버브가 걸리는 소리가 훨씬 부드러워지는 것이 들릴 것이다.

자 이때까지 다뤘던 트레몰로, 코러스, 리버브가 다 섞인 소리를 들어보자. 약간의 변수 조정은 필요하겠지만 원래의 소리와 다르게 소리가 훨씬 풍성하며 소리의 색도 달라졌다는 것이 들릴 것이다.

세 개의 이펙트를 다 켜보기도 하고 한개씩 켜보며 소리의 차이를 몸으로 느껴보기도 하자.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과정이다.

이펙트 만으로도 소리의 색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기회가 된다면 다른 이펙트들도 더 다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