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시덥지 않은 이야기나 해보자.

한동안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다보니 친구들과 몸무게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남자는 말라야 하고 여자는 통통해야 한다

‘남자는 말라야 하고 여자는 통통해야 한다’. 이게 내 지론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취향) 여자는 몸매에 굴곡이 있어야 아름답고 생각하며, 그 굴곡의 상당 부분은 지방이 차지한다. 반면 남성의 몸에 지방이 있으면 도무지 예쁠 껀덕지가 없다. 남성의 몸에 지방이 있어봐야 배만 나오고 가슴만 쳐진다,,, 다수의 사람들이 남성의 근육이 예쁘다고 하지만, 지방이 있으면 근육의 윤곽이 잘 드러나니 않으니 예쁘기가 쉽지 않다. 근육이 양이 많던 적던 말이다.

외형에 담긴 라이프 스타일

수영을 하다보니 매일 나신의 몸의 남자들과 함께 씻는데, 씻을 때 마주하는 남자들의 알몸은 눈에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이성애자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대부분의 남자의 몸이 볼품없어서 그렇다. 반면 마주치는 완전 근육질의 아저씨를 마주치면 자주 보지만서도 나도 모르게 감탄하고 쳐다보고는 한다. 아까 말했듯 남자의 몸은 근육의 윤곽이 잘 드러나야 예쁜데, 근육의 윤곽이 잘 드러나려면 꾸준한 운동과 낮은 체지방을 유지해야만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그 근육질의 아저씨가 들이는 노력을 상상하면 어후,,,

누군가가 질문할 수도 있다. ‘너는 근육질의 남성을 멋있다고 생각하면서 왜 근육을 안 키워?’. 합당한 질문이다.

내가 근육이 잘 발달된 남성의 몸을 멋지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몸을 꿈꾸지 않는 이유는 그 몸을 유지하기 위한 라이프 스타일이 나랑 어울리지 않는다. 수영장에서 마주하는 근육 빵빵한 아저씨처럼 몸을 유지하려면 매일 1시간 이상을 웨이트를 하고, 그와 동시에 수영도 하고, 식단도 하고, 당연 술도 거의 안 마시고,,, 할 일이 많다. 가끔 타고난 유전자 덕에 그런 몸을 쉽게 유지하는 사람이 있지만 내 유전자가 그런 것도 아니고,,, 난 그냥 담배피고 술 먹고 즐겁게 수영하며 자연 구경하는게 좋단 말이다.

사람에 외양에는 자신의 삶이 담기는 법이다. 나는 근육질을 유지하기 위한 삶을 지향하지 않고 그런 삶을 살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되는대로 살고 몸이 대충 살아가는 방식대로 생겨먹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둔탁함 보다는 예민함하고 기민해보이기를 원하기에 마른 몸에 약간의 근육이 있는 모습을 지향하고 대체로 그런 몸을 유지하는 편이다.

나의 여성 외형에 대한 취향도 그런 의미에서 일관적이다. 연예인처럼 완전 마른 여성과 함께 일상을 보내는 나의 모습이 안 간다. 그 몸을 유지하는 여성의 삶이 내 눈에는 고통스러워 보이고 흥미가 생기지도 않는다. 나는 ‘적당히’ 먹고 운동도 하며 ‘여유있는’ 외형을 좋아한다. 굳이 말하자면 ‘통통한’ 외형이 좋다.

통통, 뚱뚱

‘적당히 먹는’, ‘여유있는 몸매’, ‘통통’이라는 표현을 강조하듯 썼는데 이게 되게 의미가 불분명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저런 표현들의 의미에 개인차가 있는건 당연하지만 내 생각보다도 그 의미 차가 크더라. 어떤 남자는,,, 조이 같이 매우 마른 여성이 통통하다고 말하는 반면 어떤 남자는 매우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여성을 통통하다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의 취향이라는 비즈니스나 법률 언어처럼 분명하게 표현할 수도 없고 표현할 필요도 없는 편이지만,,, 그래도 의미의 차이가 내 생각보다 훨씬 크다,,,

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말의 의미는 항상 다르기에 상대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섣불리 짐작해서 의미를 파악해서도 안 된다. 끝없이 묻고 답하면서 부딪히는 과정이 있어야만 의미의 간극을 인식할 수 있다.

뭔 외모 이야기 하다가 삼천포로 새버렸다.

북한산. 산행. 다녀. 왔읍니다.

새벽에 우연히 일찍 일어난 김에 등산을 했다. 미리 예매하지 못한 쉬엄쉬엄 3종 축제에 현장 예매를 갈까 아니면 북한산을 오를까 하다가 오리발 없이 한강 횡단은 불가능할 것 같아서 북한산을 향했다.

집 뒷산이 북한산이라 그냥 바로 걸어 올라가면 북한산이다! 날씨가 맑고 공기가 시원해서 등산하기 좋다. 하지만 햇빛을 매우 싫어하는지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간다.

대충 이 꼬라지로 갔다.

북한산을 한 번도 안 가 본지라 길은 잘 모르지만 대충 표지판을 보고 따라간다. 그러고 당황한다,,, 북한산의 등산로는 보통의 정비된 등산로와 다르다. 큰 돌이 매우 많은지라 잘 차려진 길을 떠먹는 느낌이 아니라 적당히 사람이 갈 수는 있는 길로 알아서 가는 느낌이 든다. 안전 울타리도 없이 돌 표면에 살짝 패인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이게 맞나 싶은데 막상 돌을 넘어서면 공식 표지판이 있어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길 안내가 약간 불친절할 때가 있어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지나가는 등산객들에게 바로 물어보자. 잘못하다가는,,, 꽤 힘을 많이 빼게 된다.

경사가 가파르고 위험한 구간도 많지만, 오르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좋긴 하다.

흘러내리는 육수와 돼지스팀 때문에 마스크는 커녕 선글라스 마저 못 끼게 되었지만 꾸역꾸역 꾸엑꾸엑 참아가며 1차 목적지 향로봉에 도착했다. 여기도 큰 돌에 별다른 안전 설비는 없다. 떨어지면 야생동물들 돼지고기 먹는 날이다,,,

작은 삼각대로 억지로 찍어봤다. 풍경 좋다.

그 다음 목적지 비봉은 매우 가깝다.

무서운 건,,, 어떤 안전 장치 없이 가파른 돌 위를 오르는데,,, 정말 한번만 잘못 내딛어도 바로 자기 이름을 딴 육개장 팝업 스토어를 개장하게 만드는 곳인데 다들 겁없이 오른다,,, 난 러닝화 밑창은 낡아서,,, 도저히 못 하겠다,,,

어르신들이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

최근에 79kg까지 살이 쪘다가 다시 마른 몸매로 돌아왔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산행이 꽤 힘들었다. 평소에 수영, 달리기, 자전거까지 하는데도 몸이 잘 안 따라준다.

체력은 크게 문제는 없었는데 몸의 반응성? 기민함?이 매우 떨어지는 느낌이다. 돌을 타고 오를 때나 돌부리들이 많은 길을 내려올 때 묘하게 몸이 빠르게 안 움직인다. 원래 이랬으면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2~3년 전에는 이러지 않았었는데 말이지,,, 물론 등산에 필요한 작은 근육들의 단련이 부족해서 하행길 마지막에 별 사소한 부위의 근육들이 꽥꽥대기는 했다만 노화를 부정할 수는 없다. 쓸쓸하다.

아마 주기적으로 산행을 하면 많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아마 나보다 높은 연배의 어른들도 같은 방식으로 노화를 느끼고 노화를 극복(혹은 완화)하기 위해 산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운동의 측면에서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하산길이 아닌가 싶다.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게 안정적으로 착지 하기 위해 정확하게 발을 옮겨 땅을 밟고, 무릎에 오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큰 근육들을 정적으로 지탱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이 생각외로 흥겹다. 운동 관련 글에서 종종 보이는 협응성이 이런건가 보다.

이때 중요한게 있다. 하행의 리듬의 본인의 리듬을 따라야한다. 주변 등산인들이 빠르게 간다고 해서 그에 맞출 필요가 전혀 없다. 그저 자신의 균형점을 느끼며 나아가면 된다. 자신만의 리듬,,, 아마 중년 이후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걸 몸소 느낄 수 있는게 등산이다.

그리고 수영

하행하고 집에 돌아오니 10시 50분이다. 토요일 자유수영은 10시부터 11시50분, 그리고 1시부터 3시50분까지다. 수영은 하고 싶은데 1시에 가자니 억울하다. 왜냐,,, 어차피 수영장가면 씻어야하는데 지금 씻으면 억울하고 안 씻고 1시까지 버티자니 육수에 옷이 절어있다. 그래서 짐만 내팽겨치고 바로 수영장을 향한다.

걸어가고 씻고 준비운동하고 수영을 하니 겨우 25분 밖에 수영을 못 했지만 기분은 좋다.

수영장 가는 길에 본 자라

막다 말다 맑다

중학교 시절 쯤부터 표준국어나치들이 ‘맑다’의 발음이 ‘말따’가 아니라 ‘막따’라고 방송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투리 고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던 나로서는 금시초문의 이야기였다. ‘어? 막따라고? 첨 듣는데?’. 틀린 부분을 고치며 배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보니 자연스레 ‘맑다’를 ‘막따’로 발음하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말따, 아! 아니 막다!’ 라고 정정했지만 이제는 ‘막따’ 발음이 먼저 나온다.

‘우와! 날씨 참 막따!’

언제부턴가 ‘막따’라고 발음하는 내 자신이 싫다. 표준이니 뭐니 자시고 떠나서 ‘막따’의 소리는 안 예쁘다.

먼저 ㄱ 받침의 소리는 ㄹ 받침의 소리에 비해 울림이 없어 감정을 담기가 쉽지 않다. 보통 ‘맑다’라는 표현을 하늘이나 바다, 강을 보면서 그 아름다움을 경탄할 때 많이 쓰는데 ‘말따’라고 발음하면 ‘마으을따아’라고 감정이 긴 호흡에 녹아나지만 ‘막따’라고 발음하면 ‘마윽따’처럼 ‘막’을 발음할 때 소리가 목 안 쪽으로 먹는다.

‘막따’의 또다른 문제는 ‘막따’라고 발음할 때 뒤에 ‘따’의 소리가 거칠게 나온다. 아까 말했듯 ‘막따’의 ‘막’은 ‘마윽’과 같이 발음되면서 소리의 흐름을 잡아먹게 되는데, 소리가 먹혀 끊긴 순간에 바로 다음에 나오는 ‘따’도 자연스레 거칠게 튀어나오게 된다. 반면 ‘말따’의 경우 ‘마으을’ 소리가 부드럽게 흐르면서 그 다음에 나오는 ‘따’ 소리 또한 부드럽게 ‘따아’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 느낌이 훨씬 더 부드럽고 청명한 느낌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가 ‘말따’라고 발음한테다. ‘막따, 아! 아니 마으을따아!’

물놀이가 좋아요

후회한다, 후회한다, 매우 후회한다. 왜 수영을 이제서야 배웠지?

수영을 하니 여행이 훨씬 재미있다.

물속성 인간

친구가 나한테 물어본 적이 있다.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어릴 적에 좋아하던 것이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래’. 그래서 부모님께 물어보니 난 어릴 적부터 물만 보면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한다. 가족들과 공원 산책을 할 때에도 분수대만 보면 일단 들어가고 보고, 물만 보이면 그 속에 뛰어드는데 그 모습이 엄청 행복해보였다고 한다.

5년 전인가? 괌에 놀러갔을 때 스쿠버 다이빙 체험을 한 적이 있었다. 별 기대가 없었는데 산소통을 메고 물 속에 들어가자마자 큰 안정감을 느꼈다. 산소통에 호흡을 의지한 채 어두운 바다로 들어가는 동안 약간의 긴장을 느껴졌지만 긴장 보다는 안정감을 훨씬 컸다.

사실 성인이 되서도 물만 보면 일단 뛰어들고 본다. 몇 번 썼지만 평소에 여행을 다닐 때 국도를 타고 다니는 편인데 국도변에 물만 보이면 일단 들어가고 본다. 수영도 못 하면서 술 먹고 한강에 뛰어들 정도니 말 다했다.

파로호

벌써 3번째로 방문하는 파로호다. 저번에도 술 취한 채로 깜깜한 밤중에 알몸으로 물에 들어간 적은 있다만 이번에는 수영을 할 수 있다.

1박 2일 동안 캠핑하면서 수영을 잔뜩 했는데 특히 술 먹고 난 다음날 수영을 하니 숙취가 해소돼서 좋더라.

안전부이가 있어서 발 안 닿는 정도의 수심에서 놀기는 했다만 여전히 수영 실력이 떨어져서 호수를 횡단하는건 객기라는게 느껴진다. 수영 실력을 갈고 닦고 오리발, 스노클과 함께 다시 와야겠다. 그땐 횡단도 해야지.

또 한강

나윤선 공연을 봤다가 기분이 매우 좋아서 술을 마시게됐다. 비오는 날 술을 잔뜩 마시고 차를 세워둔 망원 한강 공원에서 비 맞으며 한 잔 더 때리다가 한강에 뛰어들었다. 물에 들어가니 그냥 기분이 좋다.

덕분에 대리 기사님이랑 수영 이야기나 잔뜩했다. 조수석을 축축하게 만들면서,,,

수주팔봉

충주의 1박 2일 친구 공연 갔다가 공연장에 온 지역 주민 BK에게 물었다. ‘이 근처에 어디가 수영하기 제일 좋아요 BK?’. BK는 수주팔봉을 가라고 한다. BK의 말은 그냥 믿으면 된다.

수주팔봉은 정말로 아름답다.

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은 하천인데 원래 충주 사람들에게 매우 사랑 받는 캠핑 장소였다. 사람이 많은 듯하지만 대부분 물놀이를 하지 않기에 약간 주변부로 걸어가면 사람 없이 수영할 수 있다.

하천이다보니 이끼가 낀 자갈을 밟는게 조금 고역이지만 수심도 적당히 깊고 물도 맑다. 심지어 수온도 높아서 춥지도 않더라.

전날 잠을 거의 못 자서 종일 피곤했는데 물 속에 들어가니 기운이 돈다.

향후 계획

수영 취미를 조금 더 깊게 즐겨보려고 한다. 내가 밟을 과정은 아래와 같다.

울릉도 오픈워터는 아래 영상 같은거다.

그리고 추후에는 스쿠버다이빙이나 프리다이빙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철인 3종도,,,?

최근에 본 거

트론 1 & 2

숙취가 심해서 생각 비우고 볼 영화가 필요했다. 1편에는 Daft Punk, 2편에는 Nine Inch Nails가 음악에 참여했다길래 음악 듣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1편의 음악은 심각하게 별로였다. 우리 모두가 아는 전자음악 듀오 Daft Punk가 SF 영화 사운드 트랙에 참여하니 무조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사운드 트랙을 듣는 내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다프트 펑크가 모든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게 아니라 소리가 중구난방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시계태엽오렌지나 아키라와 같이 전위적이면서 자극적인 신스 사운드가 가득한 SF 영화를 상상했으나 까보니 그냥 전자음악이 섞이 할리우드 음악이다. 다프트펑크스러운 아날로그 신스의 아르페지오가 들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할리우드 식 스트링 사운드가 새치기를 하지 않나, 오케스트라 북(퍼커션) 소리가 산통을 깨지 않나,,, 음악이 즐겁지는 않더라도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되면 안 되는데, 이건 음악 소리가 영화를 망치는 수준이다.

속사정을 상상해보면 전혀 이해가 안 가는건 아니다. 영화 음악의 언어는 다른 음악의 언어들과 다르다. 마치 영어, 미국어, 한국어, 일본어가 다르고, 일상 언어와 업무 언어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영화 음악은 보통의 음악과 다르게 장면의 서사를 돕는 보조적 역할이며 곡의 구조도 대중 음악의 기승전결과는 다르게 영화 장면의 템포와 함께 한다. 거기에다가 대사, 효과음이 음악과 재생되어야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영화 음악만 만드는 전문가가 따로 있는 편이고 영화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다프트펑크가 처음부터 끝까지 맡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엄청나게 자본 집약적인 영화 산업의 특성상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영화 음악을 전면으로 사용하는건 제작하는 입장에서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다프트펑크’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지만 음악은 보수적으로 할리우드 음악 형태를 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사실 다프트펑크의 음악적 언어의 폭이 그렇지 넓지 않았던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영화 중간 클럽 장면에서 다프트 펑크가 직접 나와 다프트펑크스러운 곡을 틀 때가 있는데 그때는 정말 다프트펑크스러운 신나는 음악들이 잘 어우러졌다. 근데,,, 다프트펑크는 원래 이렇게 빠른 BPM에 강한 배스와 드럼머신소리가 가득한 즉각적으로 신나는 곡만 만들지 않았던가? 어쩌면 다프트펑크를 음악에 참여시킨 기획 자체가 에러였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자체는 내용이 엄청 엉성해서 참고 보기 힘든데 일부 장면의 비주얼이 엄청 좋다. 그리드 전투 장면이라고 오토바이의 에너지 궤적으로 전투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 비주얼이 상상 이상으로 좋아서 이 장면 하나만 봐도 충분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다른건 다 별로다. 전개는 전혀 이해도 안 가고 재미도 없고 격투씬은 이게 도대체 무너가 싶으며 편집의 템포도 엉성해서 컷전환이 일어날 때 집중이 흐트러진다.

원래 1편만 보려고 하다가 음악에 너무 큰 실망을 해서 2편도 연속으로 재생한다. 일단 들어보자.

시작 장면에 나오는 곡인데 정말 최고다. 나인 인치 네일스의 포효하는 신스 사운드는 정말 야성적이다. 넓은 다이나믹 레인지로 내리쬐는 거친 질감의 소리가 심장을 흔든다. 거기에 신스의 음정이 미끄러지듯 엇나가면서(피치 드리프팅) 소리의 긴장감 올라갈 때마다 묘한 긴장감을 느끼게된다. 거대한 세상에 들어가긴 전의 설렘과 긴장을 그대로 전해준다.

역시 나인 인치 네일스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트렌트 레즈너는 마법사다.

1편의 다프트펑크와는 다르게 2편에서는 나인 인치 네일스가 곡을 완전히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그 덕에 소리들의 테마가 일관적이서 전편보다 훨씬 곡들의 짜임새가 좋고, 나인 인치 네일스이다보니 모든 곡의 완성도도 매우 높다.

하지만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보통의 나인 인치 네일스 곡들처럼 트론 2의 사운드트랙들도 대부분 존재감이 매우 강한 편인데, 한번씩 사운드트랙이 영화의 장면을 압도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영화를 보는건지 뮤직비디오를 보는건지 헷갈린다. 이게 어떤 장면들에서는 문제가 안 되는게 영화 자체가 좀 정신 없는 템포의 전개를 지향하다보니 별다른 대사나 사건 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장면들이 있는데 이럴 때는 사운드트랙이 부각되었을 때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꽤나 중요한 전투나 대사 장면에서 효과음이나 대사보다 사운드트랙이 훨씬 크게 들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게 2시간 짜리 장편 뮤직비디오인가,,, 싶다. 속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이건 감독의 의도가 문제였나 싶다. 감독이 나인 인치 네일스를 좋아해서 믹스/마스터링 엔지니어에게 그의 곡들을 부각시키기를 요청해야지 일어나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나인 인치 네일스에게도 약간 곡의 무게감을 낮추기를 분명히 요구했어야한다. 트렌트 레즈너는,,, 정말 모든 스타일의 곡을 다 만들어줄 수 있는데 말이다,,,, 한번 아래의 곡을 듣고 가도록 하자.

트론 2편은 전작에 비해 완성도가 높다. 전작의 좋은 비주얼을 한층 더 살려서 2시간 가득 채웠으며 액션씬도 훌륭한 편이다. 전개도 그럭저럭 봐줄만은 한데 맥락 없이 이어지는 사건의 연속들을 따라가기 쉽지는 않았다.

트론 2편은 한번 보는 걸 추천.

슬픔의 삼각형

영화가 너무나도 유아적이다. 상류층을 풍자하고 자본주의를 비꼬는 영화인데 모든 장면이 너무 초등학생에 망상에 가깝다. 인간을 너무 단면적인 멍청이로만 그리려고 하고 그 멍청이들을 벌을 내리고 자극적이면서도 재미 하나 없는 장면들이 가득한데,,, 그냥 시발이다.

칸 영화제 상 받았다길래 퀄리티가 괜찮을 줄 알고 봤는데 이건 진짜 쓰레기다. 이런 영화가 어떻게 상을 받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이런 영화에 상을 주는 새끼들의 심보가 꼴사납다. 

돈 룩 업

영화는 전반적으로 재미있었는데 너무 길다,,, 스포가 될까봐 적지는 않겠지만 중반에 끊었어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영화가 지금의 정치, 환경 문제를 과장되게 표현하려하는데,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게 과장된 거 맞나,,, 그냥 현실 그 자체인데,,,‘

나이브스 아웃 - 글라스 어니언, 웨이크 업 데드 맨

꽤나 예전에 나이브스 아웃 1편을 봤었는데 최근에서야 2편과 3편을 봤다.

2편은 그냥 저냥 볼만한데 뭐 그렇게 재미있지도 않았으니 할 말이 없다. 2시간 반에 가까운 플레이타임이 그렇게 지겹게 느껴지지는 않았으니 나쁘진 않았다고 할 수 있겠네.

3편 웨이크 업 데드 맨은 좀 다르다. 이때까지 내가 써온 후기들을 보면 알겠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류의 영화는 대중 영화의 형식을 충실히 갖추면서 그 이면에 주제 의식을 담는 영화를 좋아한다. 다르게 말하자면 재미있지만 여운이 남는 영화랄까?^^ 대표적으로 히트 같은 영화가 되겠다.

이 영화도 그렇다. 추리물다운 흥미진진한 사건과 트릭들을 쫓는 재미만으로도 영화를 볼 가치가 충분하지만 인물, 사건, 전개, 대사 속에 주제 의식을 너무나도 정교하고 탄탄하게 심어놔서 보는 내내 감탄이 나오더라. 작중 내내 이어지는 성직자의 내적 갈등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고 그의 몇몇 대사는 큰 감동을 줬다.

차기작이 기대되는 시리즈다.

슈타인즈 게이트

간만에 다시 보고 싶어서 봤는데,,, 어릴 때는 재미있게 봤었는데 다시 보니까 재미없다.

Sonny Boy

1쿨짜리 애니 하나 봤는데 내용이 너무 정신없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는데 너무 난해하게 풀어냈다.

퍼니 게임

최고다 최고. 한 10년 전에 봤던 한번 봤던 영화인데 어떻게 지금 다시봐도 모든 장면이 다 기억나더라. 단지 장면을 봤던 기억이 난다 수준이 아니라 보는 내내 다음 장면들까지 다 생각이 나더라.

당연 리메이크가 말고 97년 작품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