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파로호에 갔다. Keep your hoes in check!
날씨가 춥지만,,, 웻슈트가 있고 건강한 몸이 있다면 물에 못 들어갈 것 뭐 있나?
약간 늦게 도착해서 오후 5시 반, 해가 지는 시간에 도착했다. 분주하게 캠핑 준비를 마치고 보트에 바람을 넣는다. 웬 보트냐고? 수영을 안 하는 친구가 본인도 놀겠다고 쿠팡에서 3만 8천원짜리 보트와 2만 5천원짜리 에어펌프를 샀다.

에어펌프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에,,, 결국 입으로 불었고 수영 덕에 늘어난 폐활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 폐,, 꽤 괜찮더라?
바로 수영에 들어간다. 물은 차갑지만 웻슈트 덕에 꽤 견딜만하다. 웻슈트 입었다고 어떻게 물이 안 차가울 수 있냐고 의아할 수 있겠다. 웻슈트는 일종의 방수슈트라서 몸이랑 바깥 물이 직접 안 닿으니 체온 유지에 효과적이고, 슈트 안으로 조금 들어왔다가 나가지 못한 물이 또다른 단열층 역할을 해서 체온을 보호한다. 생각보다 따듯하다. 문제는 슈트가 보호하지 못하는 맨손, 맨발, 머리가 문제다. 잠시 쉬겠다가 물 위에 떠있으면 너무 춥다,,,
완전한 밤에 수영을 시작한 거라 지상에 보이는 건 별로 없었다. 뭐 어떤가 그냥 어두운 물을 수영하는거지.
친구에게 3만 8천원에 너의 목숨을 맡길거냐고 놀렸지만 보트는 제 역할을 다했다. 친구를 태우고,, 술도 싣고, 담배도 싣고,,, 최고다. 심지어 보트에 끈을 내 몸에 결착하니 수영하면서 보트도 끌 수 있다. 웨이트 수영이 빡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더라. 물 위에서 술까지 마시니,,, 힘들게 뭐 있겠나.

깡촌이다 보니 지상에 보이는 건 거의 없지만,,, 땅이 어두울수록 하늘은 밝아진다. 구름이 없는 날씨에 달도 출근을 늦게하는 날인지라 하늘에 별이 가득하다. 물에 둥둥뜨며 술을 마시며 별을 보는건 경외로운 일이다. 물이 차가워서 마음이 고요하지는 않았지만, 차가워진 정신 덕에 별빛은 더욱 선명하다.

웻슈트를 입은 내 모습이 마음에 든다. 어릴 때부터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스포츠는 철인 3종이라고 생각했는데, 철인들이 입는 그 웻슈트를 입으니 나도 뭐 되는 사람 같이 느껴진다. 내년에는 철인 3종에 나가야겠다.
물 밖에 나오니 춥다,,, 빠르게 장작 피우고 술을 먹는다.

이후 열심히 술을 마셨다. 회, 부대찌개, 치즈, 소세지, 스모어, 새우깡 블랙, 와인, 맥주, 청주 등등 온갖 걸 먹었다.
많이 취했을 때쯤 고라니가 뒷산에서 울더라. 고라니 소리를 들어봤으면 알겠지만 진짜 끔찍한 소리를 낸다,,,
새벽 전까지 마시다 쓰러지고 아침 9시에 텐트에서 눈을 뜨니 비가 오고 있다. 밖에 전자기기부터 옷까지 모든 것들이 널부러져 있는데,,, 이제 뭐 방법도 없고,,, 그냥 잠이나 더 자자.
언제까지나 자고 있을 수는 없는 법,,, 눈을 뜨니 오후 2시,,, 이제 비는 그쳤다. 바깥 상황은 끔찍했지만,,, 열심히 치우고 수영이나 더 한다.

수영도 하고 담배도 피고~~ 수영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 영상을 보니 리커버리 팔동작을 할 때 팔꿈치를 더 올리고 팔꿈치 아래에 긴장을 풀어야겠다.
날이 추운지라 오래 수영하지 못하고 철수한다. 그래봤자 오후 5시 반에 나온거지만,,,
간단히 화천 시내에서 닭갈비를 먹고 돌아간다.

국도로 돌아가는 길 옆에 ‘World Liquor Market’이라는 전광판이 보인다. 오,,, 아직 시간은 8시. 리쿼 샾이 이 시간에 문 닫았을 일은 없기에 바로 차를 돌려 들어갔다.


와인은 모르지만 어마어마하더라. 세계주류가 큰 주류 도매상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다. 와인의 종류가 무지 많았으며 재고량도 어마어마하더라. 지하층에는 소장 술들을 전시하는데 그 규모가 대단하다.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아스파탐이 안 들어간 막걸리 두 병을 샀는데 아직 마시지는 않았다.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다,,, 피곤하다.
돌이켜보면 목숨 걸고 미친짓 하는거 같지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위험을 못 느끼는 내가 문제인가,,,?

비 맞은 캠핑장비 뒷정리가 더 미친 짓이다,,, 새 집에 마당이 있어서 다행이다.
어쩌다보니 동해에 6일간 있게 된 이야기다.
금요일 오후, 분당에 사는 친구를 픽업한 후 삼척에 캠핑장을 향해 간다. 그 전 주행 중 차량에 이상이 있어서 전날인 목요일에 정비소에서 진단 및 수리도 받았던지라 차량을 타는 느낌이 경쾌하다.
아쉽게도 그 느낌은 오래가지 못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차량의 조향이 계속 틀어졌고 쓰로틀을 밟을 때마다 차량이 우측 방향으로 쏠린다,,, 분명 정비를 받았는데,,, 이건 이상하다. 서울로 돌아가자마자 정비를 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차를 계속 몰았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위기감 때문에 운전하는 내내 말이 없어졌다.
다행히 캠핑장에 도착했,,, 굉음과 함께 차가 급정거를 했다. 캠핑장이 바로 앞 도로 한복판에서 차가 멈췄다. 시동은 걸리지만 쓰로틀을 밟아도 차가 중립 기어인 것처럼 엔진 레브만 올라간다. 기어도 P 위치에 올라가지 않는다,,, 미션 문제인가,,, 미션이 이렇게 터지나.
밤 10시 반,,, 삼척 시내에서도 30분 거리에 완전 시골 도로 한복판에 차가 멈췄다,,, 급하게 견인을 부른다. 견인이 오긴 할까 싶었는데 20분 만에 도착했다. 견인 기사가 차를 쭉 살피더니 전륜 우측에 크로스멤버가 부식으로 깨졌다고 한다. 쉽게 말해 하부의 철제 프레임이 부식으로 부서졌다는거다.

하아아,,, 왜 정비소에서 차를 띄어서 점검까지 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절망감이 들다가도,,,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사소한 충격에도 차가 멈출 수 있는 상태로 서울에서 삼척까지 고속도로를 타면서 운전했던거다. 다들 100km/h 이상을 달리는 자동차 전용도로의 출구를 빠져나오는 길에서 천천히 나올 때 사고가 나서 목숨을 구한거다.
금요일 밤이었기에 토요일에 정비를 하는 동네 카센터로 차를 견인해준다고 기사님이 말하신다. 다음날 수리가 될 가망을 없지만 그래도 알겠다고 말한다.
다행히 캠핑장까지 걸어서 30초 거리라서 차에서 캠핑 장비를 다 빼서 캠핑장으로 옮긴다. 빠르게 텐트를 치고 술을 마신다. 캠핑장 앞 바다에서 수영이나 할까하고 가봤더니 파도가 너무 쌔다,,, 곱게 술만 마시다가 잤다.
다음날 눈을 뜨고 카센터에 전화해보니 예상했던대로 수리가 어렵다고 말한다. 큰 정비 공장에 가야하는데 시골이다보니 부품 수급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저기 전화해서 알아보니 강릉에 정식 수리센터에 맡기면 바로 가능한 듯하여,,, 삼척에서 강릉까지 견인을 부른다. 삼척에서 강릉까지 92km 거리라서 견인비만 23만원 나온다,,,
금~일 2박 3일 일정인지라 차 없이 멍하니 있을 수는 없으니 삼척 시내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렌트카를 빌리러간다. 다행히 캠핑장에서 삼척 시내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탔는데 꽤나 끔찍한 버스였다. 버서가 굽이굽이 휘어지는 해안도로를 과속을 하며 달리는데 차 멀미를 거의 안 하는 내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멀미감에 비틀거렸다.
일단 중국집에서 점심을 때리고 렌트카를 빌린다. 중국집 탕수육이 꽤나 맛있었다.

렌트를 하고나서는 차에 대한 생각은 잊고 놀기에 집중한다. 얼마나 노는데 집중했는지(혹은 정신이 없었는지) 찍어놓은 사진도 없다.
낮의 여정은 수영, 스킨 다이빙 포인트 찾기였다. 대진항에 유명한 포인트에 갔으나 진입로에 울타리가 쳐져있다. 비교적 최근에 막혔다고 한다. 다음으로 장호항에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다,,, 그 다음 갈남항에 갔는데 여긴 사람도 비교적 적고 파도도 견딜만한 수준이었다.
신나게 수영했다. 물살 때문에 바다 속이 탁해서 물고기 구경은 포기하고 수영만 했다. 이때까지 수영했던 바다 중에 제일 물살이 쌨는데,,, 덕분에 즐거웠다. 휘몰아치는 바다에 휩쓸릴 때 오는 두려움이 짜릿하다. 그리고 그 물살을 숏핀을 찬 발로 저항하며 물살을 거스를 때 쾌감이 느껴진다.
물이 꽤 차가워서 2시간 정도 수영하고 나왔다. 갈남항을 떠날 때가 오후 5시쯤 됐던 것 같다. 느긋하게 드라이브나 하며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니 경북 울진에 가까워져서 죽변어시장 들러 회를 샀다. 가자미, 무늬오징어, 우럭을 샀다. (광어 달라고 했는데 가자미를 준거다,,,).

밤 늦게까지 술 마시다가 잠에 든다.
아래는 눈 뜨고 텐트에서 보이는 풍경.
캠핑장에서 철수하고 다시 수영을 하러 떠난다. 전날 갔던 경북 울진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먼저 울진 시내에 한식 뷔페를 들렀다. 한식 뷔페는 무조건 옳다. 제육은 언제나 맛있다.

어제 갔던 죽변어시장 바로 옆에 있는 봉수항이라는 곳을 갔는데 훌륭하다.

스킨 다이빙을 하는 사람이 꽤 있었고 낚시꾼도 많았다. 방파제 덕에 물살이 그렇게 쌔지 않았는지라 편하게 수영하고 놀았다. 여기서도 대략 2시간 수영했다.
수영을 마치고 집에 갈 시간이다. 일단 고장난 내 차는 강릉에 정비소 앞에 방치된 상태이며 아직 수리는 커녕 정비소의 견적조차 못 받은 상태다. 서울로 돌아가자.
언제나처럼 국도를 타고 이동했다. 다시 삼척 방향으로 올라간 다음 태백, 정선, 영월, 제천, 충주를 지나 서울로 가는 여정이었다. 태백, 정선, 영월은 이번에 처음 지나가봤는데 산 속에 파묻힌 도시들이 매우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중간에 영월에서 저녁도 먹는데,,, 8시에는 거의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아서 간신히 문을 연 식당을 찾아서 들어갔다.


호텔식 생선구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맛있다.
그렇게 서울에 도착하니 밤 11시에 가까웠던 것 같다,,,
이 시점에서 정리하자면,,, 말했듯 차는 아직 견적도 못 받았고 월요일이 되어야 수리 일정을 알 수 있는 상태이며, 삼척에서 렌터카를 타고 서울에 왔는지라 다시 삼척에 렌트카를 반납해야하는 상황이다. 생각만해도 숨이 턱 막히는 상태이지만 일단,,, 할 수 있는게 없으니 생각을 비우자.
사실 여행 내내 강릉으로 견인, 정비소 물색, 렌트, 서울로 복귀, 렌트카 반납, 차 회수 등등 생각할게 많았다. 잘 모르는 시골이고 주말이다보니 당장에 처리하고 싶어도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보니 예상, 추측을 바탕으로 선택을 해왔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 그래도 해결하고자 하니 어찌어찌 해결은 되어가는 것 같은데 월요일이 차량 견적과 수리 일정이 나와야 각이 서는지라,,,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다음 이야기는 후편에서,,,
제일 좋아하는 MF DOOM의 노래에 첫 가사가 ‘Keep your hoes in check’이다. 언제나처럼 ‘내 호수를 관리하러’ 파로호에 갔다.
원래 가평에 용소폭포라는 곳을 가려고 했는데 차로 2시간 20분 걸린다길래 그냥 2시간 50분 걸리는 파로호로 향하게 된거다,,, 시간이 오래 걸리면 가까운 곳을 갈 생각해야하는데 말이지,,,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파로호가 있는 화천을 향했다. 화천 시내에서 먹거리와 커피를 사고 파로호에 도착하니 대략 5시 반 정도였다. 고민할게 있는가? 신나게 수영하자.
물이 차갑지만 신난다. 차에 웻슈트가 있는지 찾아봤더니 있다! 5월에 산 웻슈트를 이제야 개시해본다.

입기 무지 불편했지만 물 속에서는 정말 편했다. 수온이 꽤 낮았는데 추위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하늘이 맑고 호수는 고요했다. 수영이 많이 편해져서 호수를 가로지르는 그 어떤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아무 생각도 불편함도 없이 팔을 휘젓고 발차기를 했다. 수영을 하고 아무 것도 안 하는 기분이다. 수영을 멈추면 안 된다. 그러면 수영을 ‘안 하는 행위’를 하게 되버린다. 무념무상 그 자체다. 그 덕에 너무 멀리가서 함께 있던 친구가 걱정했지만,,,
수영을 할 때 너무 많은 생각을 해왔다. 하이엘보가 망가졌는지, 물잡기가 안 되는지, 하체가 가라앉는지, 발차기의 밸런스가 깨졌는지 등등 자세에 대한 생각을 수영하는 내내 한다. 그런 고민들이 수영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됐지만 너무 많은 생각은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몸이 경직되게 만든다. 고요한 호수에서 생각을 비우니 오히려 수영이 편해졌다. 몸은 더 편하게 물에 떠있었고 동작들의 타이밍도 자연스러워졌다.
도착 시간이 늦었고 안전 부이와 라이트도 안 챙겨왔는지라 해가 완전히 내려앉을 쯤에 물 밖으로 나왔다.

화천 시내에서 돼지김치찌개를 시켰는데 돼지고기 크기가 장난아니다,,, 저 사이즈의 고기가 두 덩이 들어었더라,,,

돌아가는 길에 소양댐이나 잠시 들러 별보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오니 1시 쯤 됐던 것 같다.
점심 먹고 오후 2시에 출발한,,, 느긋한 당일치기 강원도 여행이다.
잊지말자! Keep your hoes in check!
파로호에 가서 수영을 했다.
발단은 이렇다. 토요일에 신안에 무슨 락페에 신타로 사카모토가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급하게 급하게 신안을 가려다가,,, 이미 늦은 것을 깨닫고 포기하고, 그 여파로 욕구불만에 빠졌다. 후우우,,, 날도 좋은데,,, 뭐 없나? 불꽃축제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별 관심 없었기에 신경을 끄고 있었는데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한강에서 수영하면서 불꽃축제를 보면 어떨까? 바로 친구한테 전화를 한다.
나: 한강에서 불꽃축제를 한다는데?
친구: 그게 왜? 니가 그런걸 왜 말 하는데. 사람 많은데 안 가잖아
나: 그건 그렇지. 들어봐. 한강에 몰래 들어가서 물 위에서 수영하면서 불꽃축제를 보는거야
친구: 그래서
나: 그러니 지금 당장 준비하자. 6시에 보는걸로 하고. 야 근데 한강 입장료(과태료)가 얼만지 확인해보자.
친구: 그래 일단 다산 콜센터에 전화해볼게
그 이후 세부 작당모의를 했다. 어디서 입수를 할 지? 어디서 볼 지? 통제 구간은 어딘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궁리를 하는데 대화를 할수록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걸 깨닫는다. 둘 다 경찰에서 쫓겨나는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운이 좋아봐야 물에서 10분 버티다 쫓겨날게 보인다. 후우우,,,
일이 잘 안 풀리자 친구가 갑자기 파로호에 가자고 제안한다. 콜! 그렇게 파로호를 가게 됐다.
늦은 시간에 출발했다보니 10시에 가까운 시간에 도착했다. 도착하기 직전에 고라니인지 사슴을 칠 뻔 했는데,,, 급브레이크로 가까스로 멈춰서 박지는 않았다. 안 쳤으니 별 일 아니다.
도착하고 차에서 내리니 별이 쏟아진다. 날이 맑고 달도 안 떴다. 아,,,
빠르게 짐을 풀고 바로 호수로 뛰어든다. 오리발만 끼고 배영을 하며 별을 바라본다. 아,,, 나는 우주를 유영하는 중이다. 그렇게 한시간 가까이 물 위를 별과 함께 떠다니며 우주 여행을 즐겼다. 별똥별도 많이 봤다. 아쉽게도 우주 여행 중에 핸드폰 사용이 불가능해서 사진은 못 찍었다.

대신 나와서 한 컷
나와서 빠르게 술을 조지다가 잔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사실 굳이 먹어야하나 싶다. 그 시간에 우주 여행이나 더 할 껄 그랬나.

먹다가 친구는 자고 나는 브라이언 이노나 들으면서 몇 잔 더 걸치다가 잔다.

잘 때 쯤은 달이 떴는데 달이 무지 밝더라. (이땐 구름이 많았지만 우주 여행을 할 때는 정말 맑았다!)
술 먹고 눈을 뜨니 화사한 녹색 그리고 푸른색 광선들이 눈으로 쏟아진다.

일단 화천 시내를 들러 간단한 해장을 하고 커피를 사고 빵을 사고 인생 네컷을 찍고 돌아온다. 파로호로 돌아가는 길에 딴산 유원지에 잠시 들렀다.

돌아가는 길에 오토바이, 자전거, 달리기 하는 사람 등등 자연 속에서 멋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파로호에 돌아와 수영을 하려는데 어떤 아저씨 한명과 아줌마 3명이 오더니 호수에 정박된 모터보트를 타고 나간다. 오,,, 여자 셋과 함께 보트 여행이라니,,, 좋구만
그러거나 말거나 난 수영을 즐긴다.


저번에 왔을 때랑은 완전 다르다. 수영이 편하다보니 이제 물이 무섭지 않다. 부이 끈을 놓고 온 친구를 버리고 혼자 저 멀리 떠다니며 수영한다. 큰 호수 가운데에서 산과 물을 보며 수영을 하는 것은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다. 너무 벅차고 감동이 커서 생각이 없어진다. 충만한 즐거움이 전신을 타고 흐르니 물이 차갑지도 않다.
파로호가 무슨 뜻인지 아는가? 오랑캐를 대파한 호수라는 뜻이다. 한국 전쟁 때 이 호수에서 큰 전투가 벌어졌고 많은 중공군이 죽었다고 한다. 호수에 바닥에 많은 중국인 시체가 수장되었다고 한다.
파로호는 댐에 의해 생긴 호수이다보니 수심이 매우 깊었는데 아마 내가 수영한 곳 중에 가장 수심이 깊은 곳일 듯하다. 빠져죽을까봐 무섭지는 않았지만 자유형을 하며 물 아래로 보이는 어두컴컴한 심해(?)는 어둑어둑한 긴장감을 준다. 침잠해있는 어둠을 마주하기는 두려웠지만 그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며 느끼는 긴장감은 수영을 짜릿하게 한다. 깊은 물 속이 궁금해서 다이빙도 시도해봤지만 부이를 달고 있어서 그렇게 깊게 가지는 못했다. 사실 무서워서 못 간 거 아닐까?
그렇게 2시간 정도 수영을 하고 시마이친다. 물론 파로호에서 철수하는거지 수영을 시마이 치는건 아니다. 북한강에서도 수영을 해야만한다!
화천 시내 바로 옆에 북한강이 흐른다. 강변 도로를 따라가며 수영을 하기 적합한 위치를 탐색하는데 붕어섬이라는 곳이 보인다. 수영하기 좋아보이기에 바로 차를 붕어섬으로 향한다. 그리고 수영한다.

강이지만 물살이 쌔지 않아 수영하기 좋다. 강 건너편까지 한번 갔다왔는데 수영도 잘 되고 기분이 좋아 한번 더 왕복한다. 하루 사이 수영이 더 늘은 느낌이 든다. 수영은 안 두려운데 강에 보트가 다녀서 치일까봐 무섭더라,,, 호루라기 사야겠다.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화천 붕어섬은 시내에서 차로 1분 거리다,,, 붕어섬 안에는 한적한 테니스장도 있고 카약 대여소도 있다. 자전거, 오토바이, 보트, 수영, 카약, 달리기, 캠핑, 테니스,,, 화천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처럼 느긋한 국도다. 가는 길에 우락부락한 오토바이 수십대가 잔뜩 서있는 열무국수 집이 있길래 가봤는데 한 그릇 6000원에 맛있고 풍경도 좋다. 식사를 기다리며 앞에 서있는 오토바이들도 구경하는데 오토바이의 엔진들이 무지막지하다,,,


서울 거의 다와서는 잠시 구리의 카페에 가서 커피도 때렸다. 옥상 자리에서 보는 하늘이 예쁘다.


그리고 집 돌아와서 간단하게 생맥과 노가리 그리고 시샤모를 조졌다. 나중에 보니 생맥을 인당 6잔 마셨더라.


종종 제일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가 무엇인지 질문을 받고는 한다. 참 대답하기 난처한 질문이다,,,
일단 음악은 정말 말하기 어렵다,,, 비틀즈를 말하자니 너무 당연한거라 정보 전달의 가치가 없다. 질문에는 나의 취향을 알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건데 거기에 대고 ‘비틀즈요!’라고 하면 알 수 있는게 없지 않은가,,, 너무 당연하니까.
수많은 음악가들이 떠오른다. 다양한 장르에 다양한 음악가들,,, 다 주절대기에는 너무 많다. 물론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를 주절대며 대화를 즐겁게 이어나갈 수 있지만 ‘제일 좋아하는 음악’이라는 형식의 질문에 상응하는 간결한 대답이 좋지 않은가.
벌써부터 말이 많다.
예전에 썼던 글에 적은 말이 맞는 듯하다.
My Bloody Valentine, Cocteau Twins, Stereolab
‘평생 3개의 앨범만 들을 수 있다면 뭐?’ 같은 질문을 친구한테 받았는데 떠오르는건 위 세 그룹이다. 요새 듣는 음악이 대부분 전자음악, 테크노 류이지만 막상 다급한 상황에서 찾는 근본은 이런 것들이다.
따지고 들면 피곤하니,,, 좋아하는 음악을 꼽는건 최대한 피하도록 하자.
그러면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일단 기분이 안 좋다. 난 영화 그렇게 안 좋아하는데,,, 시네필 아닌데,,,
여러 후보들이 생각난다. ‘공각기동대’, ‘파이트클럽’, ‘중경삼림’,,, 영화 목록을 쭉 정리하다가 생각이 든다,,, 명색의 힙스터인데 폴 토마스 앤더슨이나 데이빗 린치 영화를 말해야하는거 아냐? 시발,,,
뇌가 썩을 대로 썩은거다.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이딴 쓰레기 같은 생각을 하는거다.
영화에 대한 말들은 너무 지저분하다. 컷이 어떻니, 상징이니 주제의식이니,,, 지루하고 현학적이다. 그리고 심장을 뛰게 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심장을 멈추게 하는 말들이 너무 많다.
오염된 정신을 한 발자국 떨어진 자리에서 바라보며 마음을 정화한다. 내 심장을 뛰게하는 영화는 뭐지.
록키 호러 픽쳐쇼
이번에 배우 팀 커리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록키 호러 픽쳐쇼를 다시 봤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주절주절대며 좋아하는 이유를 언어화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영화는 그게 어렵다.
이 영화는 그냥 심장이 뛴다. 처음 붉은 립을 바른 입술이 Science Fiction을 부를 때부터 온 몸이 간질간질하다. 영화를 보며 미친듯이 따라부른다.
영화를 보는 내내 활짝 벌린 입은 노래를 따라부를 때만 닫기고 몸은 춤추기 바쁘다.
Dr. Frank-N-Furter는 너무나도 섹시하다.
영화는 Kinky한 문화와 세상만을 그리는 척하지만 열정적인 음악 밑에는 외로움, 삶의 유한함, 정상 사회에 속하지 못하는 불안감이 깔려있다. 그 음울감이 심장을 울린다.
The darkess must go down the river of nights dreaming
Flow morphia slow, let the sun and light come streaming
Into my life, into my life
괴기스러워 보이는 집사가 이 부분을 부를 때 그의 우울과 생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참고로 영상 속에 이 노래를 부르는 배우는 Rocky Horror Picture Show 뮤지컬을 만든 사람이다. 모든 곡을 본인이 작업했으며, 원래 배우였기에 직접 연기를 하며 부르는거다.
모든 곡들이 뜨겁다. 모든 곡에 대한 코멘트를 쓰지는 않겠다. 이 영화를 안 봤다면 한번 보도록 하자.
영화를 실제로 보면 엉성하기 그지 없다. 컨셉 자체가 B급 + SF영화이기에 스토리가 정신없으며 더빙 및 촬영 퀄리티도 들쭉날쭉하다. 특히 사운드 믹싱이 개판이라 영화를 보다가 짜증나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런게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만 보면 몸이 뜨거워져서 어떻게 주체할 수가 없다. 즐겁다. 그냥 즐겁다. 어떤 현학적인 주절거림이 필요없다. 마치 음악과 같이 직관적이다. (뮤지컬이니까,,,?)
Rocky Horror Picture Show를 다시보니 내가 뭘 좋아하고 왜 음악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지루하고 현학적인 사람 같지만 난 꽤나 직관적으로 즐거운 것을 좋아한다. 시각 예술에 비해 음악은 직관적이다. 미술, 영화와 같은 시각 예술은 시각적 경험과 훈련 없이 즐기기는 쉽지 않다. 반면 음악의 정서는 그 어떠한 배경이 없어도 청자에게 바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농담처럼 말하는 ‘고학력 음악’까지도 말이다.
이걸 깨닫고 보니 한동안 뇌가 오염됐구나 생각든다. 데이빗 린치는 뭔 데이빗 린치야! 난 내 심장을 바로 뜨겁게 하는 것들이 좋다. 물론 데이빗 린치는 좋다^^
이번 할로윈에는 Dr.Frank-N-Furter 코스플레이나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