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_01 플레이리스트

https://open.spotify.com/playlist/1iEAdTufuXUtTcpvZXI4K6?si=c4b72a142a5a4adc

(플레이리스트 링크를 안 올렸네,,,, 100개 보다 많음,,,)

어제 친구가 한달 정도 안에 트립합 곡을 하나 만드는게 목표라고 한다. 정작 트립합은 거의 듣지 않았다고 하고 평소에 하던 음악은 트립합과 아주 멀다,,,,(거의 orthogonal 하다). 그래서 이런저런 트립합을 친구한테 들려준다. 그러다가 그냥 이런저런 노래도 다 틀게 됐는데 친구가 불만을 제기한다. 제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달라고. 그런 소리를 항상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어왔는데 딱히 만들고 싶지가 않았다,,, 귀찮아서,,, 뭐 일단 또 다른 친구가 저번 주 정도 쯤에 절대 안 하던 것을 하고 사는게 내 인생에 도움이 될거라고 한 것이 생각나서 하나 만들어봤다. 친구의 말 ‘너가 여태까지 해온걸 거꾸로 한번 해봐. 제일 하기 싫은걸 해보고 어떤 기분인지 온몸으로 느껴봐. 음악은 온몸으로 느끼면서 인생의 경험은 왜 온몸으로 느끼지 않는지.’

플레이리스트는 그 달에 들었던 노래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블로그에 공유는 하나 추천곡을 올리는 것도 아니고 뭔 디깅이니 뭐니 결과물을 올리는 곳도 아니다. 그냥 자주 듣거나 인상적인 곡들을 올리는 목적이다. 아니면 나름에 이야기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건 아래처럼 블로그에 이야기를 공유할 수도 있다. 

첫 플레이리스트는 어제 친구한테 추천해준 곡과 시간 관계 상 추천 못 해준 곡들까지 포함하다보니 100개가 넘는 곡이 들어갔는데 앞으로는 10개도 안 들어갈 지도 모르겠다.

Lazy Calm - Cocteau Twins

제일 좋아하는 Cocteau Twins 노래 중 하나. 1월 1일에 친구랑 회랑 술 쳐먹고 음악 바에 가서 처음으로 신청한 곡. 다시 말해 새해 처음으로 틀은 곡이다.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형마트, 다이소, 핸드폰매장 등등)음악일수록 후순위가 되는 점은 양해 바란다’는 안내문이 적힌 곳이다. 손님은 친구랑 나랑 둘 뿐이다가 정말 우울해보이는 갓 20이 된 아이가 나중에 왔다. 나와 친구 사장님은 유튜브 노래방으로 노래 부르고 춤추고 지랄맞게 노는데 혼자 우울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춤추자고 노래 틀고 먼저 춤 시범 보이시는 사장님은 너무나 귀여우셨다,,,, 

눈 올 때 Lazy Calm을 자주 듣는다. 눈은 공기의 흐름과 중력의 에너지를 시각화 해주는데 그 에너지의 느낌이 곡에서 전해진다.

Titan Rising - Weyes Blood

작년에 와이즈 블러드 신보가 나왔길래 듣다가 결국 이 앨범만 계속 듣고 있다. 친구에게 들려주니 라나 델 레이를 닮았다고 한다. 분명 그런 부분이 있을 수는 있으나 라나 델 레이와 와이즈 블러드는 근본적이 차이가 있다. 라나 델 레이 노래가 꽤나 쌈빡한 부분이 많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항상 들을 때 중요한 것이 결여되었다고 느꼈다. 바로 대지이다. 음악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고 사람은 땅 에너지를 몸으로 끌어와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출한다고 생각한다. 라나 델 레이는  고층의 펜트하우스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아스팔트을 쌓아 올리고 층 사이에는 공기를 가득 담아 더이상 땅의 기운을 느낄 수 없는 인간의 공허함을 프로듀싱 떡칠로 매끈하게 다듬었다. 그래서 라나 델 레이의 노래를 들을 때는 불안감을 느낀다. 뭐 그게 라나 델 레이가 인기 많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반면 와이즈 블러드는 땅 위에서 노래한다. 자신의 대지를 쓰다듬고 그 힘을 온 몸에 흘린다. 몸 안에 대지의 에너지 흐름을 온전히 느끼고, 하늘의 별을 보며 또다른 세계를 상상한다. 허공에서 별을 보는 사람은, 아니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별을 갈망하면 추락할 뿐이다.

Jessica Pratt

매우 특이하다! 특히 제시카 프랫의 화장이 매우,,,, 멋진데 언제 한번 제시카 프렛 화장을 해볼거다.

Autechre

저번에 모듈러 신스 하는 사람들 모임에 가서 각자의 음악 지향과 작업물들을 들었는데 웃기게도 난 그 모든 장르를 다 지향한다. 테크노, IDM, 엠비언트, 제너러티브, 노이즈 다 좋다! 그래도 이것저것 다 하면 머리가 어질어질하니 이리저리 고민해봤는데 먼저 오테커를 지향하고 싶다. 오테커는 A to U이다! (A to Z가 누군지는 다들 알지?)

Bubbles - Yosi Horikawa

A to Z의 그 유명한 bucephalus bouncing ball 사운드가 들어가있다. 물론 이건 샘플링이지만,,, ADDAC 시스템에서인가 bouncing ball 관련 신스 모듈이 있던데 기회가 되면 나도 하나 만들 것 같다. 지금은 다른 할 것이 많다.

Iannis Xenakis

작년 12월 23일에 서울에서 크세나키스 연주회가 있었는데 제주도 비행기 결항으로 못가서 매우 화난다.

After Hours - Velvet Underground

Cibo Matto

그저께 논 친구랑 진탕 술 마시고 친구집에서 자고 일어나서 숙취와 함께 수면의 과학을 같이 봤다. 고등학교 때 본 영화라서 이미지만 좀 기억났었는데 영화가 엄청 재미있다. 보는 내내 깔깔 웃어야해서 숙취를 모른 척 했다. 영화 후반 부에 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노래를 부르는데 첫 가사인 if you close를 듣자마자 바로 노래를 따라부른다. 인간의 기억력은 참 신기하다. 미셸 공드리 영화를 본 김에 시보 마토 뮤비도 다시 봤다.

참고로 요새 술을 거의 안 먹는다. 심지어 회식에 가서도 맥주 한 잔 안 하니 말 다했지. 

Backbeat Freestyle - Kendrick Lamar

https://youtu.be/V2sLOOHcZBA?t=44

아링낑낑,,, 샘플링은,,, 정말,,, 최고!!!!!!!!!!!!!!!!!!!!!! 비아치!!!!!!!!!!!!!!!!!!!!!!!!!!!!

Teimo (Schluss) - Thomas Köner

이거 관련해서 길게 쓴 글이 있는데 언젠가 올릴 지도 모르겠다.

Roygbiv - Boards of Canada

어제 친구랑 BoC를 들었다. 우주에서 가장 멋진 배스 사운드라고 생각한다. 저 배스 사운드가 너무나 좋다보니 저 배스 사운드에 게인을 더 걸어서 믹싱했으면 어떨까 자주 상상해본다.

Stand Still - 검정치마

you don’t have to dance to a drum machine

you don’t have to dance at all

c’mon baby stand still you are making it worse

the flames are gettin tall

다른 가사는 잘 모르겠고 이 부분 가사를 듣다가 큰 깨달음을 얻는다. 더이상 클럽에 가지 않는다. 가끔 버트에나 가려나?

Black Midi

저번 12월에 내한을 갔었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친구의 친구가 블랙미디 멤버들이랑 친구라서 같이 사진 찍고 떠들 기회가 있었다.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정말 진지하게 했던 말은 하나 뿐이다. ‘좋은 음악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항상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만나면 감사하다는 표현을 제일 먼저 한다. 이게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는데 깨달음의 결과는 곧 공유할 것이다.

Ask DNA - SEATBELTS

친구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너가 왜 그런 고민을 해?’, ‘넌 그럴 필요가 없어’, ‘내 친구는 그런 고민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야’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구체적인 이야기야 이미 대면으로 다 떠들었으니 길게 쓰기 귀찮다. 살면서 DNA에 힘을 많이 느낀다. 항상 부모님께 감사할 뿐이다. 외모도 유전자에 감사한 부분이다. 작년 초에 외모를 물려주신 부모님에게 매우 큰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 있었는데 그때 길 한복판에서 혼자 ‘부모님 감사합니다’하고 외쳤었다. 이번 설에 부모님께 그 이야기를 해주니 웃으신다. (알고보니 외모는 전혀 상관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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