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EK - Hiroshi Yoshmura
뭐 당연한 클래식. 어디 숲과 산 속의 캠핑장에서 캠핑할 때 이야기다. 캠핑장이 캠핑 공간 뿐만 아니라 여러 산책로도 잘 설치되어 있었고 고지대에는 전망대처럼 만들어 놓은 데크가 있었다. 사람이 오가지 않는 거기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서 쉬었다. 그러다가 1시간이 지났나 다른 사람들이 온지도 몰랐는데 옆에 있길래 ‘실례했습니다 혹시 음악이 방해가 됐을까요?’ 물었는데 괜찮다길래 에반겔리스트의 마음으로 음악을 선곡한다. 기쁘게도 옆에 있던 분들이 한가히 자연을 즐기며 떠들다가 나한테 다가와서는 이게 무슨 노래냐고 물으셨다. 기쁜 마음으로 알려드리며 에반겔리스트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서 행복했다. 알지않나? 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 공간에서 음악을 틀 때는 행복과 감정을 함께하기 위해 노력한다.
Hot Knife - Fiona Apple
피오나 애플은 정말 가사를 잘 쓴다.
If I’m butter, if I’m butter
If I’m butter, then he’s a hot knife
He makes my heart a cinema scope
He’s showing the dancing bird of paradise
…
He excites me
Must be like a genesis of rhythm
I get feisty
Whenever I’m with him
…
I’m a hot knife, I’m a hot knife
I’m a hot knife, he’s a pad of butter
If I get a chance, I’m gonna show him that
He’s never gonna need another, never need another
…
뜨거운 칼에 녹아내리는 버터, 그리고 버터에 단면으로 펼쳐지는 시네마스코프 스크린. 뒤에 중반부터 나오는 코러스는 진짜 가사의 광기를 그대로 전해준다. 피오나 애플 여동생인지 언니가 불렀다고 하던가?
Rockin’ Back Inside My Heart
올해 가장 많이 들었던 곡 중 하나. 야밤에 듣도록 하자.
Sleepless - Andy Stott
올만에 Andy Stott을 듣다가 기분 째져서 친구한테 공유했는데 바로 전트랙이 Lost and Found이다. 친구의 다음 전시 이름이란다. 오프닝 때 술 거하게 마신다니까 그땐 피해야지. 뭐 대단할 것도 아니지만 이상한 일이다. 이 친구가 레비나스 가지고 자기 논문 쓴다고 잔뜩 떠드는데 1시간 전에 다른 사람이랑 대화하다가 레비나스 주제로 논문 쓰는거 때문에 고통 받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난 레비나스 모르는데^^
Good Times - CHIC
Do That Stuff - Parliament
아니 Tiny Desk 새 영상이 나일 로저스였는데,,, 진짜 말도 안 된다. 그냥 보자 두번 보자 세번 보자. 듣는 김에 P-Funk도 듣자.
Happy Up Here - Röyksopp
듣는 김에 위의 노래를 샘플링한 로익솦 노래도 듣자
Pontos De Luz - Gal Costa
미친 노래다. 아니 무슨 73년대에 이런? 갤 코스타도 꽤나 최근에 돌아가셨던가,,,
Lite Spots - KAYTRANADA
위의 노래를 샘플링한 노래. KAYTRANADA는 ALL CAPS다.
Binarycoven - DJ Stringray 313
추석 전날에 가오리 센세가 내한 오시길래 갔다. 새빛둥둥섬에서 했는데 급조한 공간일 줄 알았더니 베뉴가 꽤 좋더라. 데시벨 제한이 있는 듯하긴 했지만 사운드도 봐줄만 했다. 특히 테라스에서 한강 보면서 담배 피는건 최고! 총 3명의 디제이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별로였고 그 다음 가오리 센세는 미쳤다. 요새 레이브 노잼이라서 아 내가 이런저런 것들이 변하면서 레이브에 흥미를 잃었나 했는데 그냥 디제이들이 개같은 것이었다. 가오리 센서 진짜 잘친다. 그러고 그 다음 디제이 별로라서 ㅌㅌ. 그러고 새벽에 대구에 차 끌고 갔다. 물론 술 한모금 안 마시고 신나게 레이브 돌린거다.
Black Ego - Digable Planets
정말로 좋아하는 재즈 힙합. 예전에 구미 본가에 거실 스피커에서 이 노래를 틀은 적 있었는데 아빠가 평소처럼 한소리한다. ‘반복되는 노래는 듣는 애들은 정신 상태가 이상한 놈들이야’. 심기가 불편했는지 말이 좀 더 쌔게 나온 것 같다. ‘어머 아빠 그러면 아빠의 아들래미가 정신 상태가 이상한 놈이라는 거에요???????’라고 대답해준다. 아빠는 할 말이 없어져서 자리를 그냥 뜬다. 난 아빠가 좋다. 참고로 기갈 부리듯이 이야기 하지도 않았다.
Vino della casa bianco - The Durutti Column
세상에 기타를 잘 치는 사람도 이펙트를 잘 쓰는 사람도 많지만 진짜 두루티 컬럼은 정점에 서있지 않나 싶다. 딜레이, 리버브가 강한 기타 사운드 중에는 최고이다.
I Feel Love - Donna Summer
진짜 모든 디스코의 정점이다. 내가 만약 DJ를 하게 된다면 꼭 틀 노래다.
I Talk To The Wind - King Crimson
스포티파이에서 한동아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한 킹 크림슨. 뭔 스포티파이가 한 일이 ‘논란’이 됐었고 킹 크림슨이 스포티파이를 보이콧하면서 이 노래를 스포티파이에서 들을 수 없었다. 재미있게도 그렇고 좋아하고 자주 듣던 노래지만 스포티파이에 없으니 잘 듣지 않게된다 (그런 노래 중에는 코넬리우스의 Fanstama도 있다). 스트리밍 시대에 우리는 더이상 음악을 소유하지 않는다. 마치 모든 노래를 언제나 어디서나 내것인양 듣지만 사실 우리는 기한제 계약으로 음악을 들을 권리를 살 뿐이다. 매달 그 계약을 갱신하면서 말이다.
Golden Lady - Stevie Wonder
위 문제는 단지 음반 소유에 대한 계약의 문제가 아니다. 집 인터넷이 맛 간 적이 있었다. 네트워크 전공자라 아주 단기간에 인터넷 공급자 쪽 문제인 걸 파악하고 손을 놓는다. 문제는 울집 스피커 시스템이 다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서 음악을 들을 수가 없었다. 몇시간 음악을 못 들으면서 손가락을 빨면서 인터넷이 복구되길 기다린다. 기약은 없고 마음은 조급해져서 집에 짱박아둔 엘피 플레이어의 수평을 맞추고 바늘의 무게 중심을 맞춘다. 그리고 스티비 원더를 튼다. 아,,, 아름다워. 비슷한 일은 엄청 많이 발생한다. 아니 굿타임이 넷플릭스에 있다고 해서 가입했더니 없다. 아니 트윈픽스 시즌 1, 2 정주행 하는 동안에는 트윈픽스 시즌 3가 와챠에 있었는데 시즌 1, 2를 다보고 나니까 시즌 3가 내려가있다. 애플 뮤직에서 스포티파이로 옮기면서 애플 뮤직에 플레이리스트를 나중에 천천히 옮겨야지 했는데 애플 뮤직의 구독이 끝나니 내 플레이리스트의 곡 목록 조차 못 본다. 과연 클라우드에 쓰는 내 글은? 디지털 공간, 클라우드에 있는 데이터는 정말 우리가 소유한 것일까? 음반을 소유하는 일에 대해 진지해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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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스포티파이가 추천해주길래 듣다가 좋아서 계속 듣던 아티스트인데 친구가 어느날 근본이나 듣자며 틀길래 ‘얘들이 왜 근본이야?’ 했더니 Four Tet이란다. 알고보니 그의 Alias들이 더 있는데 다 종종 들어왔더라. 어째 알고보면 뻔히 포텟인데 왜 몰랐지,,,
서태지
친구랑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다 나온 이야기다. 외국에서는 앨범은 1집, 2집… 이런 식으로 부르지 않는다 이야기를 하는데 난 앨범을 서수 표현하는게 좋다. 그러면 한 아티스트의 연대기가 뻔히 보인다. 서태지의 예를 보자. 서태지의 1집은 한국 대중 음식을 바꾸는 힙합 댄스 날 알아요! 2집은 그 연장선이면서도 락의 향기가 강해진다. 그리고 3집부터 서태지는 사회비판 의식이 가득한 락 힙합을 부르며 댄스의 색도 빠지기 시작한다. 그러고 4집에서는 그 날카로운 이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서태지와 아이들을 해체하고 솔로로 돌아온 5집은 조금 더 새로운 스타일의 힙합 락으로 찾아온다. 데뷔부터 엄청난 재능을 뽑냈지만 몇년 간의 활동에서 갈고 닦아온 스타일과 창법을 솔로 활동에서 쏟아낸다. 그리고 6집에서 터져버린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앨범이지만 내가 절대 노래방에서 못 부르는 앨범이기도 하다. 노래를 어차피 못 부르는 주제에 걍 부르라고 할 지 모르겠으나 6집에서 그 끝에 다다른 서태지의 창법 없이는 저 앨범의 노래를 부르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모르겠으면 한번 불러봐라. 그리고 조금 긴 공백 후에 찾아온 7집은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그 시절 유행한 던 모던락의 향기를 담은 앨범이 나온다. 그리고 또 긴 공백 후 찾아온 8집. 돈도 많고 대중을 위해 노래하지만 더이상 대중이 자신을 목을 조르지도 않는 시절에 나온 모아이. 새로운 사운드, 자신의 사운드를 탐구하려는 열정이 가득 느껴진다.
Oasis, Strokes, Arctic Monkeys
앨범을 서수로 부르는게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는 1, 2집 제일 좋다. 그 이유는 꽤나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자기표현이기에 1, 2집에서는 자기가 그 앨범을 낸 시점까지 쌓아온 인생을 모든 것을 쏟아낸다. 1, 2집이 성공했고 글로벌 히트까지 해버리면 이제 고민이 된다. 3집에서 내가 하던 스타일로 계속 음악을 내면 될까? 새로운 것을 해야하지 않을까? 동어 반복을 하면 사람들이 지겨워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너무 새로운 노래를 내면 우리의 노래가 아니지 않을까? 아니 우리 노래를 듣던 사람들이 싫어하지는 않을까? 아니면 요새 이런 스타일이 대세니까 이런 부분도 우리가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일종의 저주라고 생각한다. 오아시스는 뚝심있게 하던대로 한다. 난 그래서 1집만 듣는다. 김태원씨가 예전에 인터뷰인가에서 말헀던게 기억난다. ‘아티스트가 비슷한 노래를 하는거를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는 우리의 노래를 하는거고 우리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 노래를 하는거다’라고 한 것 같은데 분명 맞는 말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 성향은 아니다. 스트록스도 생각해보자. 1집은 정말 말도 안 되는 히트였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모를까 싶어서 노파심에 강조하자면 진짜 모든 음악계를 뒤흔드는 앨범이었다. 그리고 2집은 1집 스타일에 다양한 사운드 스니핏들을 확장해서 좋은 음악들이 가득하다. 3집은 2집의 연장 정도로 여겨진다. 그리고 스트록스는 4집 이후에 여러 시도를 하지만 난 잘 모르겠더라. 그래도 Call It Fate, Call It Karma는 좋다. 악틱 몽키스도 터무니 없는 데뷔였다. 데뷔하고 몇년 안 되서 글라스턴버리 헤드라이너를 먹었으니 말 다 했지 않은가? 1, 2집 정말 말도 안 되게 쏟아내고 3집부터 새로운 시도들을 하는데 영 듣지 않게 된다. 그래서 언제나 1집 1번을 열심히 듣게 된다. 1집 1번은 세상을 향해 자신을 외치는 출사표다.
Human Behaviour - Björk
제일 좋아하는 출사표 중 하나. 뭐 슈가큐브도 있고 이런 저런 활동으로 이미 유명했지만 비욬의 솔로로서의 출사표이다. 들어보면 그녀의 음악 지향이 분명하게 들린다. 광기 가득한 보컬, 악기 사운드에 대한 집착, 쉽게 카테고리화 하기 힘든 음악 스타일, 완벽한 수준의 프로듀싱. 듣는 김에 3번 트랙 Venus As a Boy도 듣도록 하자. 타블라 소리가 정말 아름답다. 비욬의 경우 분명한 자기표현이 가득하지만 언제나 가장 첨단의 소리를 자기 표현으로 활용하는 느낌이다.
Beatles
반면 비틀즈는 정말 특이 케이스이다. 전기와 후기가 완전 다르고 후기 시절 앨범들끼리도 스타일이 완전 다르다. 모든 장르를 넘나들고 모든 장르를 창조한다. 그런데 다 비틀즈이다. 각 멤버 별 색깔도 가득하다. 심지어 프로듀싱 기법, 음향 기술 등 모든 것들을 선도했다. 뭔 말이 필요하겠나.
Blur
또 다른 예시가 있다면 블러! 블러를 보라 얼마나 다양한 시도가 넘쳐나는가! 근데 다 독창적이고 감각적이고 센세이셔널 하지만 블러다! Blur VS Oasis? 그딴걸 질문이라고 하는가?
Fleeting Smile - Roger Eno
최근에 연습한 피아노 곡. 피아노를 치는건 어렵다. 실력도 없고 게으른 주제에 욕심은 많아서 내가 치는 소리들은 역겹다. 올만에 피아노를 잡기에 정말 끔찍할 정도로 못 쳤고 심지어 난 느린 곡들을 별로 연주해보지도 않았다. 터치는 개판이고 사운드는 엉망이다. 연습하는 과정이 끔찍했지만 놀랍기도 했다. 피아노를 감정 없이 쳐온 적은 없지만 이렇게 감정을 담아 치는 것도 처음이다. 매 노트 하나 하나에 말들이 담기고 감정의 흐름이 변한다. 심지어 원곡을 여러 방식으로 변주해보고 다른 화음을 써보면서 다른 언어를 넣으려고도 한다. 또 예전에 피아노 칠 때랑 다르게 에이블턴을 쓰니까 리버브, EQ 등의 이펙트를 자유롭게 넣을 수 있는데 이게 진짜 찐이다. 소리를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대로 만지고 그 소리를 들으면서 연주를 하니 나의 피아노 사운드를 만들 수 있게 되어 표현이 자연스럽고 편해진다.
Days Go By - Sean Nicholas Savage
되게 단순하다면 단순한 곡인데 밴드패스 필터와 빈 듯한 리버브, 새추레이션이 걸리 낮은 품질의 음질의 기타 소리가 압도적이다. 역시 자기의 사운드를 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정말 아름다운 곡이니 자주 듣도록 하자.
Windy Lady - Cro-Magnon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예전에 친구랑 처음 대화할 때 이야기를 해준다. 내가 그냥 저냥 대화하다가 친구가 크로마뇽의 윈디 레이디를 말하니까 갑자기 자신과의 대화에 엄청난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때 올만에 이 노래를 덕분에 듣게 됐다 감사하다라고 했는데 오늘 또 크로마뇽 이야기가 나와서 다시 듣고 감사를 표했다. 크로마뇽 저 앨범도 스포티파이에 없어서 잘 안 듣는다. 사실 이걸로 더 길게 쓴 글이 있는데 블로그에 옮기려나
My Bloody Valentine, Cocteau Twins, Stereolab
‘평생 3개의 앨범만 들을 수 있다면 뭐?’ 같은 질문을 친구한테 받았는데 떠오르는건 위 세 그룹이다. 요새 듣는 음악이 대부분 전자음악, 테크노 류이지만 막상 다급한 상황에서 찾는 근본은 이런 것들이다.
Hoe Cakes - MF DOOM
제일 좋아하는 인트로 가사다. KEEP YOU HOES IN CHECK!! MF DOOM은 ALL CAPS
United In Grief - Kendrick Lamar
걍 친구랑 켄드릭 라마 이야기가 나오면서 새앨범(사실 벌써 작년 앨범이다) 테마를 이야기 해준다. 켄드릭 라마의 섹스 중독, 결혼 생활 중 외도, 부부 싸움, 정신병 등의 이야기라고 말하니 친구가 ‘뭐 그딴 것도 다 팔아먹는 세상이냐고’ 비아냥댄다. 그래서 친구한테 닥치고 들으라고 말해준다. 개.쩌.니.까.
Velvet Underground
You’ll Never Get to Heaven
Amon Tobin
Velly Joonas
Portishead
저번 글에서 말한 스포티파이 왈 취향 일치율이 97%(가끔 98%)인 친구와의 블렌드 플레이리스트 (둘 간의 취향 분석을 바탕으로 한 공유 플레이리스트 자동 생성 기술)를 애용한다. 하루에 50곡 정도를 추천하고 매일 업데이트를 해주는데 모든 곡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곡 옆에 이 노래를 누가 들었는지 보여주는데, 내가 듣는 노래, 친구가 듣는 노래, 그리고 둘 다 듣는 노래라는 걸 표시해준다. 이 친구와의 블렌드가 진짜 좋은게 그냥 노래 들을꺼 찾기 귀찮을 때는 아무 고민 없이 틀어도 매우 만족스럽다. 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이고 스포티파이를 쓴 지 1년 조금 지났는지랑 그 1년 사이에 내가 듣지 않아 알고리즘이 추천 못 해주던 노래들도 친구 덕에 듣게 된다. 또 가끔 내가 모르는 전자 음악도 친구가 듣는 덕에 도움을 톡톡히 받는다! 블렌드의 최고 장점은 그냥 둘 다 하루에 한번 정도 블렌드를 훑어보면서 리스트에 있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매우 좋다. 오 비치 하우스 올만이야! 요새 Ariel Pink 추억팔이 하냐? 역시 갓 에이펙스 트윈! J-E-T-S 좋더라! 너 왜 브라이언 이노의 아폴로 앨범 안 들음? 이런 식이다. 저 마지막 이노의 아폴로 앨범 이야기가 이어지는건데 리스트에 보면 분명 둘 다 분명히 들었을 앨범인데 안 듣는다고 뜨는 경우가 있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이노의 아폴로 앨범을 안 들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이런 의문은 말도 안 되는거고 저 앨범이 나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앨범인지 아닌지 논해도 모자를 판에 말이다. 위의 곡들이 오늘 블렌드에서 말이 나온 노래들이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Pale Blue Eyes랑 You’ll Never Get to Heaven을 내가 안 들었다고 나온다. 난 황당해한다. 불과 며칠 전에 친구랑 같이 술 마시면서 친구 아아패드 뺏어서 벨벳 언더그라운드 풀 메들리 틀면서 여기 전개 보라고, 코드 진행 보라고, 악기 보라고, 가사 보라고, 하아아 미쳤어 하고 광분했는데 말이다. You’ll Never Get to Heaven 노래는 앨범 발매하자마자 들었다. 친구도 마찬가지다 Amon Tobin은 자기 플레이리스트에도 있는데 왜 자긴 안 들었냐고 분개한다. 자기가 포티쉐드를 안 들었다는게 말이 되냐고! 저 Kaes on Aegs가 있는 BBNG의 LateNightTales를 자기가 얼마나 많이 들었는데 말이다! 사실 둘 다 안다. 서로 상대가 안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딱히 말하지도 않았는데 각자 자기 혼자서 분개하는거다. 저번에 이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친구가 악틱 몽키스를 안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머 충격적이야! 그래도 악틱을 거의 안 들을 수 있나? 사실 이까지는 그냥 그랬는데 친구가 비틀즈를 안 듣는다고,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 하는데 충격적이었다. 빠진 3%가 사실 97%인가,,,, 매우 분노한 나는 거의 한시간 비틀즈 메들리를 틀며 친구를 계몽시켜주기 위해 애썼다.
롤러코스터, 클래지콰이
반면 블렌드 80%의 친구와는 롤러코스터, 클래지콰이가 뜬다. 말고도 OPN부터 온갖 전자 음악, 힙합 다 뜬다. 블렌드가 재미있는게 요즘은 재즈를 좀 많이 듣는데 위의 97%의 친구와의 블렌드 플레이리스트에는 내가 듣는 재즈가 안 올라온다. 이게 보면 최근에 많이 듣는 곡을 주로 올려주려고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반면 80% 친구와의 블렌드 플레이리스트에는 재즈가 섞이긴 한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넣는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데 상대도 좋아할 만한 거 넣어주려고 애쓰나보다. 블렌드 80%의 친구의 컬러링이 롤러코스터의 너에게 보내는 노래 였던 것 같은데 전화 걸 때마다 짜증난다. 어느날 친구가 전화를 받자마자 한소리를 한다. 아니 컬러링은 진짜 좋아하는 음악한테 못할 짓이다. 너도 알다시피 전화의 음질이 개같이 안 좋잖아? 그 정도가 보통 심한게 아닌데 좋아하는 노래가 그 끔찍한 매체로 전달된다고 생각해봐. 존나 화나지 않아? 매체가 메세지야!! 이런 이야기를 2분 넘게 혼자 떠드는데 친구가 별 말을 안 한다. 근데 내 귀로 친구의 욕이 들린다. 롤러코스터랑 클래지콰이를 보니까 바로 위의 글과 이어지는 말이 생각난다. 예전에 사겼던 사람이 첫 만남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애시드 재즈 이야기를 했다. 그냥 별 생각 없이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보고 애시드 재즈가 뭔지 아냐고 묻는다. 그 사람이 귀여운 사람이었던게 뭔가 음악 알고 모르고를 따지고 신경 쓰며 장난으로(아마 반쯤 진심으로) 갈구기를 자주 한다. 그런 의도로 ‘애시드 재즈는 아냐 니가?‘라는 질문을 받으니 무척이나 당황했다. 요즘 이런 질문 듣기도 어려울 뿐더러,,, 나보고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게,,, 신기했다. 너무 당황스럽고 웃겨서 그냥 웃으면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상대는 더 신나서 ‘에이 모르네 모르죠?’ 하길래 웃으면서 안다고 말한다. ‘그럼 뭔데요 설명해봐요!’라고 하길래 더 아득해졌지만 웃으면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신나서 더 갈구길래 그냥 그러도록 놔뒀다.
World Outside - Oneohtrix Point Never
이번 OPN 정규 앨범 공개 한달전에 A Barely Lit Path라는 싱글을 먼저 공개했다. 끝장나는 곡이다. 매일 같이 들으며 제발 정규 앨범 1주일이라도 아니 하루라도 일찍 공개해달라고 기도했다. 어느 날은 아침에 들으면서 평소보다 더 깊은 기도를 했는데 그날 OPN이 내한 소식을 알렸다. 이게 우주의 기운인가! 행복하게도 예매도 성공하고 입장번호도 좋다!!!!!!!!!!!!!!!!!!!!! 내 주변 사람들 상당 수가 이 앨범을 매일 돌리고 있고 나도 벌써 20번은 돌린 것 같다. 그냥 일할 때, 걸을 때, 차 탈 때 등 아무 때나 듣는다. 정말 OPN 스타일의 곡인데 표현이 자유롭고 새롭다. 친구 말마따나 영화음악을 했기에 음악 문법이 더 폭넓어져서 그런가? 전자 음악이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한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는 매체일까? 아니면 그냥 OPN이 짱인걸까?
Ruby, My Dear - Thelonious Monk
친구가 불협화음이 가득한 노래를 추천하라길래 바로 이 노래를 보내준다. 사실 불협화음 끔찍할 정도로 가득찬 노래들은 쌔고 쌨지만 요즘 듣는 셀로니어스 몽크가 최고다. 노래를 듣고 친구가 말한 내용을 옮겨준다. ‘야 이건 불협화음 수준이 아니잖아. 화음을 다 깨서 가지고 노는거네. “니가 기대한 거 안정감? 다 보여줄게. 근데 그거 아니다^^” 이거네. 내가 저 정도로 그림 그릴 수 있으면 진짜 사람 여유로워질 듯. 한 음도 예측이 안 됨. 그게 중요한 거 같음. 이 다음 음에 뭐가 올 지 하나도 안 그려지는데 다 연결됨. 그것도 엄청 부드럽게. 황당할 정도로 ㅋㅋ. 야 이건 진짜 게르하르트 리히터다. 리히터의 개별작품 말고 그 사람이 장르와 매체를 넘나드는 방식 그 자체인 거 같음. 추상부터 사진까지를 진짜 스무스하게 … 앤디워홀이 한 것이랑은 차원이 다른 매체를 넘나드는 유연함 그 자체’
나머지
나머지 곡들도 자주 들어서 기록으로 적어놓았다. 즐겁게 듣도록 하자. 나중에 존 마우스에 대해서는 길게 쓰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