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In The City - Quincy Jones
Passin’ Me By - The Pharcyde
Nights Interlude - Nightmares On Wax
Q!!!! 어디 산장인가에 친구랑 놀러가서 술이나 마시며 넷플릭스를 봤다. 별로 그런 짓 잘 안 하는데 그곳이 진짜 술 먹는거 말고는 할 게 없는 곳이기도 했고 나도 어디 숙소 가서 넷플릭스 보는 거 해보고 싶었다.
언컷젬스와 퀸시 존스의 다큐를 봤는데 퀸시 다큐 도입부에 이 노래가 나온다. 딱 2마디면 충분하다. 2마디만 들어도 “아, 제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 곡은 파사이드의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다. 정말 멋진 곡이지만 어째 원곡 앞에서는 길바닥 위에서 벌어지는 유희처럼 들린다.
듣는 김에 나이트메어 온 왁스가 샘플링한 곡도 들어보자.
사실 술 먹고 만취 상태로 등산해서 별도 봤다. 언제나처럼.
Taps - Mount Kimbie
친구보고 맨날 고양이 사진을 보내주라고 했더니 친구는 자기 고양이 사진을 잘 보내지 않는단다. 이유를 들어보니 타인은 원래 딴 집 고양이나 개한테 관심 없단다. 그래서 사진을 보내고 스토리에ㅣ 올리는 게 민폐란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고양이는 절대 귀여우니까 계속 보내라고 독려한다.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불현듯 깨닫는다. 스토리에 음악 올리는 것도 사실 웃긴데 심지어 그 노래의 장르가 테크노인 건 진짜 민폐가 아닐까? 원래도 음악을 잘 올리지 않았지만 더 올리기 싫어진다.
Cookie Bay - The High Llamas
바로 위의 친구가 저번 11월 플레이리스트 글을 보고 왜 그리 음악에 대해 많이 아냐고 궁금해 하고, 또 평소에도 그런 질문을 종종 받기에 이 기회에 그 경로를 조금 써본다.
참고로 평론가에 대해 말하자면 일단 글을 못 쓴다고 생각하고 못 쓰기에 할 수가 없다. 다른 이유로는 평론가는 가오가 안 산다. 프로듀싱 하지 않는 DJ가 가오 없어 보이는거랑 비슷하다.
헛소리 하나만 더 해보자면 위의 친구가 난 친구가 별로 없을 줄 알았단다. 내 블로그에 등장하는 ‘친구’가 다 돌려막기인 줄 알았단다. 뭐 아니긴한데 친구를 구분해주기 위해 블로그에 친구 본명도 쓰기 싫고 별명을 쓰기도 싫다. 더 싫은 건 이니셜로 M군, S양 이런거 쓰는거다. 진짜 한국 현대 단편 문학 같아서 유치하다.
이 노래의 경우 요즘 새로운 노래를 듣는 가장 주요 경로인 스포티파이 덕에 알게 된 노래다(애플뮤직일 수도 있다). 스포티파이의 추천 로직은 간단하다. 내가 종일 스테레오랩을 들으니 스테레오랩의 보컬이 참여한 이 노래를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것이다. 뭐 하이 라마스와 스테레오랩의 관계는 그 이상인데 하이 라마스의 리더가 사실 스테레오랩의 세션으로, 그리고 멤버로 참여했던 배경이 있다.
At Seventeen - Janis Ian
부모님이 좋아해서 듣다보니 나도 좋아하게 된 곡들도 있다. 재니스 이안이 대표적이다. 부모님 두 분 모두 재니스 이안을 좋아했고 집에 이 곡 앨범도 있었다. 학교 마치고 아무도 없는 집에 오면 시디 플레이어에 앨범을 꽂아넣고 소파에서 뒹굴면서 게임보이를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 앨범도 종종 틀었던 것 같다.
이 노래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어디 이태원의 엘피바에서 흐느적거리며 취하는 중이었는데 이 노래가 나오길래 ‘오? 사장님? 이런 노래 잘 안 틀잖아요? 웬 재니스 이안?” 이라고 물으니 저기 있는 손님이 신청했다고 말해주신다. 40대 중반의 남녀였는데 그 기회로 같이 이야기하면서 듣기로 예전 한국 드라마에 재니스 이안의 노래가 OST로 쓰인 적이 있어서 자기 세대 사람들은 잘 아는 곡이라고 이야기 해줬다. 그러면서 술 한 잔 사준 건 덤^^
Resurrection - Common
Dolphin Dance - Ahmad Jamal Trio
프로듀서가 어떤 사운드를 샘플링 해서 사용할 때는 그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무한에 가까운 소리들 무더기 속에서 그 사운드를 선택하는 것이다. 어떤 것은 그냥 예뻐서, 어떤 건 취향에 맞아서, 어떤 건 정말로 사랑해서이다.
정말 사랑한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보통 샘플을 단순히 맛깔나게, 기깔나게 쓴다를 넘어서 아름답게 쓴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단지 자신의 노래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노래에 대한 애정이 가득해서 그 아름다움을 세상에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면 그런 느낌을 받고는 한다.
Rhymin & Steelin - Beastie Boys
When the Levee Breaks - Led Zeppelin
Sweet Leaf - Black Sabbath
비스티 보이즈의 데뷔 앨범의 첫 곡을 들어보자. 제일 처음부터 울려퍼지는 어마어마한 드럼 사운드. 지금 시점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가장 폭발적인 데뷔를 보여줬던 그 비스티 보이즈. 이제는 전설 같은 이름의 데프잼 레이블과 릭 루빈을 성공시켰던 그 그룹의 첫 번째 곡이다. 그들의 거만함이 가득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조금 더 유심히 드럼 소리를 들어보자. 여유있는 리듬으로 드럼을 두드리고 소리는 넓은 공간을 흐트러지고 있지만 그 단단한 사운드는 온전하게 들린다. 원곡을 녹음할 때 좋은 프로듀서와 사운드 엔지니어의 역량도 있을 것이고 비스티 보이즈 쪽에서의 역량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뭔가 특이하지 않은가? 뭐 뻔한 노래 가지고 길게 말하니 유치해진다. 레드 제플린의 곡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 본햄스럽구나 싶지 않은가? 뭐 워낙 유명한 곡이지만 흥미로운 포인트가 있다. 저 원곡의 도입부의 드럼 소리를 들어봐도 역시나 드럼 소리가 독특하다. 본햄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녹음 자체도 독특하다. 녹음을 하던 저택의 1층 계단에서 드럼을 치고 그 소리를 위층 천장에 매달아둔 마이크로 녹음을 해서 이런 공감감 가득한 사운드가 나온 것이다. 이 정도 정보는 그냥 위키피디아에도 다 나온다. (이번에 정보 재확인차 검색하니 나무위키에도 적혀있더라.)
참고로 그 다음 나오는 기타 사운드는 블랙사바스다.
Didn’t Cha Know - Erykah Badu
어떤 샘플링은 그냥 터무니 없는 이유로 쓰인다. 에리카 바두의 이 곡은 제이 딜라가 프로듀싱 했는데 그 스토리가 기가 막히다. 앨범을 제작할 당시 제이 딜라는 그 시대에 이미 Magician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모두가 알아주는 프로듀서였다. 그 유명한 Electric Lady Studios에서 둘은 함께 계속 작업을 하고 있던 중 에리카 바두가 도발한다. ‘이봐 제이 딜라 당신이 뽑아주는 소리들 좋긴한데 뭔가 좀,,, 기깔 나는거 없냐?‘. 제이 딜라는 도발에 응했고 당장 Electric Lady Studios 벽면 가득한 엘피 중 아무거나 고른 다음 그 앨범 안의 아무 곡이나 무작위로 고르라고 한다. 에리카 바두는 아무 곡이나 골랐고 제이 딜라는 곡을 뽑아낸다. 그게 이 유명한 곡이다.
이 이야기는 음악 덕후 백인 아저씨 유튜브를 보면서 알게된 사실이다. 사실 조금 더 흥미로운 사실은 그 당시 Electric Lady 스튜디오에는 디안젤로, 루츠 등등의 당대 최고의 RnB 아티스트들이 동시에 있었고 다들 함께 모여 같이 작업하고 한 프로듀서에게서 나온 곡이 누구에게 잘 어울리니 누가 가져가겠다느니 하면서 작업했다고 한다.
Electric Lady Studios의 경우 매우 유명한 스튜디오인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만든 사람이 지미 헨드릭스이기 때문이다. 패티 스미스의 자서전 Just Kids에도 언급이 나오고 그녀의 스튜디오 레코딩이 이루어진 곳이다. 사실 리스트는 끝이 없다. 친절하게 링크 걸어놨으니 찾아보길 바란다.
La Femme d’Argent - AIR
나의 음악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게 신스에 대한 집착이다. 너무 당연하게도 좋은 음악은 신스에 대한 집착을 만든다.
이 곡은 어릴 적부터 정말로 좋아했던 곡이다. 마음이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단 하나의 불빛도 남기지 않고 다 끄고는 눈을 감고 이 노래, 이 앨범을 들으면서 마음을 비웠고, 그 영향으로 어떤 한 해에는 자기 전에 이 앨범을 틀어놓고 자는게 루틴이었다. 당연 이 노래의 뮤비도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때까지 봐왔던 뮤비와는 다르다. 연주하는 뮤비나 라이브 영상이야 많지만 이렇게 노래처럼 우아한 연주 녹음 영상이 있을 수 있을까. 단번에 영상에, 또 그들의 연주 모습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그 전까지는 크게 관심 없었던 각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악기들에게 관심이 가지게 됐다. 3분 52초에 탬버린을 치는 파트를 보면 그렇게 우아할 수가 없다. 아니 저게 내가 노래방에서 흔들어재끼던 그것이란 말인가? 가장 압권은 4분 16초에 나오는 악기이다. 되게 공대생 마음 설레게 하는 디자인의 무언가를 연주하면서 노브를 조작하는데 거기서 나오는 사운드는 내가 맨날 짜릿해 했던 그 사운드이다. 저게 뭐지? 찾아보니 MS-20이라는 신디사이저이다.
이 영상이 내가 신스를 좋아하게 된 이유이고 좋아하는 노래의 악기들, 사운드, 녹음, 프로듀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유이다. 그리고 내 첫 신디사이저가 MS-20인 이유이다.
참고로 저 Atlas Studio는 AIR 직접 만든 스튜디오로 기억한다. 귀찮아서 검색까지는 안했는데 저 스튜디오 내부 사진 보면 감성 죽여준다.
Wuthering Heights - Kate Bush
뭐 스튜디오 이야기를 계속해보자면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이 곡은 영국의 유명한 AIR 스튜디오에서 제작되었다. 이 곡을 썼을 당시 케이트 부쉬의 나이는 18세^^. 그녀는 핑크 플로이드의 데이빗 길모어의 눈에 들어와 많은 지원을 받게 되었고 그 덕이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의 세션과 프로듀서와 함께 이 곡을 작업하게 되었다. 이때 당시 함께 작업하던 프로듀서와 엔지니어들의 말들도 매우 인상적인데 다들 한결 같이 ‘그녀의 재능에 감탄했다.’, ‘어린 새내기 아티스트였지만 너무나 완벽했고 그녀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녀가 스튜디오에서 표현해주는 것만 따라가면서 쉽게 작업할 수 있었다.’ 같은 표현들 뿐이다.
이 노래는 워낙 좋아해서 정말 많은 관련된 사실들을 알고 있는데 적자니 귀찮다. 아무튼 한 노래에 빠지게 되어 이런저런 정보를 찾다보면 이렇게 그 노래를 녹음한 스튜디오도 알게 되는 것이다.
Ageispolis - Aphex Twin
신스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보자. 신스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어떻게 이렇게 멋진 사운드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다. 이 곡, 아니 이 앨범에 대한 사운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다가 알고 충격 먹은 사실이 있는데 앨범 전체에서 808을 쓴다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말하면 비웃을 지도 모른다. 누가 들어도 808 아니냐고. 맞긴 한데 워낙 곡의 모든 것들이 초월적이라서 808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래 영상처럼 온갖 변태 같은 아저씨들이 사운드를 만들어줬는지 분석하는 영상을 자주 보곤 한다. 댓글들도 재미있다. 온갖 변태들이 세세한 부분이 원곡과 다른데 그건 이런 부분이 달라서 그런거 아닐까 하고 의견을 내준다.
Cocoon - Björk
어떤 아티스트를 좋아하기 위해서 단 1초면 충분할 때도 있다.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비욬의 노래 중에 처음 접한 건 코쿤일 것이다. 1초면 충분하다고 했으나 딱 1초까지 나오는 울림을 들어보자. 듣자마자가 감각이 이상해진다. 단 1초만에 그녀의 세계에 초대 받고 방문해버리게 된 것이다.
Her and I (Slow Jam 2) - King Gizzard & The Lizard Wizard
유튜브의 추천을 받고 좋아하게 된 아티스트도 있다. 킹 기자드가 바로 떠오르는데 이 앨범이 나온 14년인지 15년인지에 유튜브에서 엄청 추천해줘서 들어봤는데 첫 곡부터 기가 막힌다. 앨범의 곡 제목들을 쭉 훑어보면 꽤나 반복적인 주제 의식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고 곡들도 그것을 충실하게 반영한다. 물 흐르듯이 늘여놓는 다양한 변주들을 정신 없이 듣다보면 마지막 곡에 도달한다. 그렇게 쉼없이 쌔려패다가 마지막에 와서는 말랑말랑한 발라드 곡을 늘어놓는다. 갑자기 마음이 정화된다. 모든 긴장들이 기타 소리와 함께 스르르륵! 그러다가 앨범에서 사용한 신스와 기타톤을 활용하여 노래를 조금 더 힘있게 진행하지만 여전히 마음을 편안하다. 그 전 모든 곡들이 사랑을 노래 하는 발라드였던 것만 같다. 진짜 Wizzard다.
이 노래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가 내가 이 앨범을 열심히 듣는 걸 보고 여자친구도 듣다가 빠졌었다. 그러다가 언젠가인가 나한테 말하길 9번 트랙 Satan Speeds Up을 보면 정말 나랑 잘 어울리는 노래라고 해준다. 지금도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 당시의 나를 되돌아보면 진짜 말도 안 되는 자식이었다. 뭐 자세히 말하진 않겠지만 좀 사탄 같은 구석이 있었는데 수틀리면 갑자기 나쁜 짓 벌이려고 스타팅 모터 돌리면서 엔진 시동 거는 내 모습이랑 저 곡이랑 완전 잘 어울린다더라. 딱히 반박은 못 했다.
아 킹 기자드 하면 한가지 생각나는 게 더 있네. 만약에 결혼을 한다면 아래 영상처럼 피로연을 해야지 생각했다. 요즘은 조금 달라졌지만.
Win In The Flat World - Lorenzo Senni
어떤 아티스트는 레이블 이름만으로 좋아하게 된다. 이 아티스트의 레이블을 그 유명한 Warp! 워프에 대해서는 입 아프게 말하기도 귀찮다. 모두가 알 것이라고 생각은 안하지만 그래도 워프다 그 워프. 그냥 좋아하는 레이블은 신보나 새로운 아티스트는 들어보는 편이다.
GAME - CHAI
레이블 이야기 하니까 최근에 빡친 게 생각난다. 넷플릭스의 더 킬러라고 데이빗 핀처가 감독하고 마이클 패스벤더가 출연한 영화를 봤었는데 영화가 정말 말도 안 된다. 되돌아보며 이야기할 가치도 없는 영화라서 별 말은 않겠지만 한가지만 말하자면 영화 보는 내내 스미스 노래만 나와서 짜증나고 있었는데 마지막 암살(살인?) 타겟이 서브팝 레이블의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는데 그렇게 빡칠 수가 없더라. 별 것도 아닌데 영화가 싫으니 다 싫다.
La Jetée - Jeff Parker
La Jetée - Isotope 217
Jetty - Tortoise
어떤 아티스트를 따라가는 경우도 있다. 첫 곡은 제프 파커 솔로이고 나머지는 제프 파커가 있던 그룹이다. 같은 노래를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스타일로 다양한 악기 구성으로 연주하는 것을 따라가보면 재미있다. 그리고 제프 파커가 속했던 다른 그룹들도 따라가보자. 최고다.
아 그리고 Tortoise도 위에서 언급한 스테레오랩이랑 관계가 깊다.
Perfidia - Xavier Cugat
영화도 음악을 찾아듣는 좋은 경로다. 들으면 바로 알지 않겠는가? 아비정전에 루루(유가령) 테마곡이다.
기회가 되면 다른 Perfidia 들도 들어보자. 유명하게는 낫킹콜부터 줄리 런던도 있다. 특히 영문 가사 버전을 들어보면 Perfidia가 배신이라는 뜻이라는 걸 유추 가능한데 그걸 알고 아비정전에서 후반부에 루루가 홍콩을 떠나 필리핀으로 가는 장면에서 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을 보면 루루의 감정이 더 잘 전해진다.
Stardust - Nat King Cole
Stardust - Martin Denny
사랑하는 아티스트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을 알아가는 것도 음악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경로이다. 와이즈 블러드는 이미 있던 곡 중에 자기가 작곡했으면 좋았을 곡을 Stardust로 꼽았다. 그녀는 그녀의 언어로, 그녀의 기억을 담아 이 노래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해준다. 당연히 들어야하지 않겠는가?
마틴 데니가 연주한 곡은 내 취향의 Stardust
Looking Like Meat - clipping., Ho99o9
플레이리스트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많은 노래를 찾는다. 예를들어 저번 11월 플레이리스트 글에 서브팝 레이블에 대한 글을 쓸 때 너바나, 비치하우스, 와이즈 블러드 같은 유명한 서브팝 아티스트를 쓸까 하다가 그냥 최근 서브팝 아티스트를 써보자 싶어서 서브팝이 냈던 앨범들을 대략 1시간 가량 무진장 찾아서 들어봤다. 반가운 이름도, 모르는 이름도 많았는데 Ho99o9 같은 경우 반가운 이름이었다. 서브팝에서 내는 것도 몰랐고 이 노래도 들어본 적 없는데 매우 좋더라.
아름다운 것 - 언니네 이발관
사랑하는 좋아하는 노래는 정말 중요하다. 사대주의 모던보이라서 한국 노래를 거의 안 들었는데 그 당시에 사랑하던 사람이 좋아해서 언니네 이발관을 열심히 듣게 되었고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 이 그룹은 이름이 후져서 정말 안 들을 밴드였다.
이 경로가 어쩌면 제일 중요할 수도 있다. 보통 좋은 노래라면 10번 들으면 그 노래가 좋아지고 그 장르가 좋아지기 마련이다. 문제는 내가 좋아하게된 노래라도 처음 들을 때 별로인 경우가 많다. 사랑은 이 10번을 가장 쉽게 채워주는 경로이다.
내가 음악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 이유를 이제는 알지 않겠는가? 그냥 음악에 대한 사랑, 경의, 호기심에 이끌리다보면 알게 되는 것이다.
음악을 듣는 경로, 음악에 대한 정보를 알게되는 경로는 진짜 수없이 많은데 대부분의 노래들이 어느 순간 나의 것들이 됐고 이제 기억력도 그렇게 좋지 못해서 쓰려고 하니 쓰기가 어렵다. 앞으로 종종 플레이리스트 글에 곁들여서 써보도록 하겠다.
Dayvan Cowboy - Boards of Canada
Eutow - Autechre
친구(당시에는)랑 크리스마스에 차를 끌고 무안을 향했다. 언제나처럼 가던 길 곱게 못 가고 국도로 새면서 다니다보니 눈이 펑펑 내린다. 중간중간 자동차의 슬립도 느껴지고 TCS가 개입되는 것도 느껴지지고 날은 어두컴컴해서 시야가 개판이었지만 눈이 덮힌 안면도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무안을 향한 길에 전날 만든 무안기행이라는 장장 13시간에 길이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었는데 어두운 밤과 눈이랑 잘 어울렸다. 친구는 괜한 자존심인지 노래가 좋다말다 표현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 무안에 도착하고 물었더니 되게 좋았던 곡들이 많았다고 한다.
여행이 끝나고 여자친구가 출근길에 자주 듣던 케이팝을 틀었는데 평소에 잘 들어왔던 노래들이었는데 무안기행 이후 노래들이 다 별로라고 하더라. 참 웃긴 일이다. 꽤나 오래전에 노래를 많이 안다는 자부심 같은건 잊었다. 노래를 추천하는 이유는 그저 그 순간에 같이 있는 사람과 함께 듣고 싶은 노래가 있기 때문이다. 근데 갑자기 음악 입맛이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웃기기도 하며 우쭐해지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