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낳은) 이도현 딸 제작기

친구랑 작업 관련해서 이야기 하다가 뜬금없이 엠비언트 친구를 만들게 됐다.

먼저 당근 마켓에서 아이템을 찾는다. 다행히 4000원에 파는 인형을 발견!

다음 날 연락을 했고 거래 약속을 잡았는데 ‘판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길래 좀 모자란 사람인가 했다. 근데 친구가 당근 링크를 받고 보더니,,, 판매자의 판매 목록이 누가 봐도,,, 여자 초딩이나 중딩이다,,,, 망했다,,, 판매자가 인형 사이즈가 크다고 말하길래  ‘오,,, 좋네요’라고 했는데 친구들이 무지 변태 같다고 한다,,,,그냥 사이즈가 좋아서인데,,,,

뭐,,,

어째 거래를 하러갔고 진짜 중딩 판매자가 친구랑 같이 왔다. 계좌 이체 안 되고 잔돈도 없다길래 차에 있는 5000원을 지불했다. 어차피 내가 할 짓은,,, 만원을 더 줘도 부족할 짓을,,,

집에 와서 까보니 인형은 완전 취향이고,,,, 판매자는 선물도 끼워줬다,,,, 간단한 편지와 함께,,,

죄책감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그냥 가자
01 다행히 집에 레이저 모듈과 건전지가 있어서 부품을 따로 살 필요가 없었다. 건전지로 구동하기 위한 건전지 케이스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그냥 집에 있는 voltage converter로 전압을 맞춘다

02 재미를 위해 레이저 모듈을 달리한다. 하나는 십자형 레이저를 쏘고 하나는 그냥 점 레이저를 쏜다. 두 레이저 모두 3V에서 동작하나 레이저 모듈 자체가 다르다보니 저항값과 허용 전류량이 달라서 그냥 병렬로 연결하면 안 된다. 그러면 저항이 낮은 쪽으로 전류가 쏠려서 레이저가 맛이 가기에 current limit을 걸기 위한 저항을 달아야한다. 근데 귀찮으니 그냥 병렬로 연결하자.

납땜을 하려고 장비들을 찾다가 soldering paste가 보이길래 오랜만에 써볼까 꺼내온다. 뚜껑이 죽어도 안 열린다. 그래서 걍 잡아 뜯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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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납땜하고 인형을 조지자. 일단 드릴로 뚫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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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리긴 하는데 영 엉성하다. 인두기로 조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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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통수도 따주자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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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도 분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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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레이저를 붙이려고 글루건으로 조지니 잘 안 된다. 근처에 사는 후배를 집에 불러 작업에 도움을 받아봤으나 답이 없다.

조소과 친구와 상담을 한다. 사진들을 보내주고 붙일 소재들을 알려주니 점토를 추천한다. 친구가 지하철에서 즉석해서 가이드라인도 그려준다.
11 다이소에서 점토와 글루건 리필, 그리고 혹시 몰라 접착제를 산다. 그리고 힘들어서 당 보충제도 산다. 7500원 소비

점토로 아무리 지랄해도 안 된다. 심지어 머리도 다시 안 들어가서 그냥 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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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빡쳐서 레이저를 눈에 꽂는 방식으로 노출 시킨다. 근데 더 간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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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연장하려고 다시 납땜하려니 아까 인형 녹인다고 들러붙은 플라스틱 때문인지 납이 안 녹는다. 철수세미 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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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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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나서 눈을 반짝이게 한다. 방법은 그 전 글에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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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모듈러 신스 사운드로 배경음을 깔아준다. 하나는 이상한 엠비언트, 하는 애시드. 매우 만족스럽다. 좋은 친구가 생겼다.

이름은 (마음으로 낳은)이도현 딸.

언제 치우지.
저번 주말에 만들었는데 벌써 금요일이 끝나간다,,, 너무 정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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