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손

오늘 브라우저로 글 좀 읽다가 글자가 작아서 폰트 확대를 위해 단축키를 눌렀다. 맥에서는 cmd와 +(혹은=)를 눌러야하는데 윈도우 기준으로 cmd 키가 alt 정도이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닌데 항상 양손을 사용하여 눌렀던 단축키지만 오늘은 그냥 자연스럽게 한 손을 쭉 벌려 단축키를 눌렀다. 누르고 보니 대충 도에서한 옥타브 위 레 정도까지 거리 같다. 아마 피아노 치기 전이었으면 손을 벌벌 떨면서 겨우 눌렀을 키지만 오늘은 정말 자연스럽게 눌렸다. 잠시 피아노를 친다는 착각마저 했다. 그냥 그렇다구,,,

친구가 절대음감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친구의 친구가 음악을 전혀 하지 않지만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고한다. 자신의 삶에 하등 도움이 안 되지만 딱 하나 유용할 때가 있다고 한다. 정수기에서 물을 받을 때솔샾까지 받으면 잔이 꽉 찼다는 것을 잔을 안 보고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웃긴 이야기다.

코드를 배우기 시작했다. 피아노를 치면서 코드 진행에 대한 관심이 커져만 갔고 최근 어떤 곡들의 오묘한 코드진행이 느껴지나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답답했다. 피아노 선생님 보고 빨리 가르쳐달라고 졸랐고 이제차근차근 배우고 있는데 공부하면 공부할 수록 음악의 코드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아직 아장아장 걷고 있지만 이렇게 기어다니다 보면서 내가 볼 수 있는 세상이 얼마나 넓어질 지 상상하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