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행에 대해 친구들이 관심이 많기에 앞으로 여행 사진을 가볍게 전해보고자 한다. (내 서버로 운영해서 호스팅 비용 없다^^)
이번에는 시간당 백여개의 유성우 떨어진다는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보러 춘천 소양댐에 감.
유성우를 꽤나 많이 봐왔지만 이번에는 정말 많이 보였다. 한순간도 쉼없이 유성우가 떨어지는건 아니었지만 유성 관측이라는 사건이 일종의 푸아송 분포를 따르는거라서 자주 보일 때는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지더라. (푸아송 분포를 가장 쉽게 설명하자면 마트 계산대에 분당 1명의 사람이 계산하러 온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확히 1분에 한명씩 오지 않는다. 어떤 때는 1분에 4명이 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1분에 한명도 안 온다. 근데 전체 시간을 기준으로 평균 때리면 분당 1명이 온다는거다. 기사에서 말하기에는 시간당 100여개의 유성우가 떨어졌다고 한다)
아 그리고 사진은 없는데 UFO 추정 빛을 봄. 0시 반부터 해 뜨는 5시 반까지 음악이나 들으면서 우주만 봤는데 거의 4시쯤이었나? 하늘에 저 멀리 별과 비슷한 크기와 밝기의 빛이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데 이게 선형적인 경로로 이동하는게 아니라 지그재그,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데 그 움직임이 내가 아는 인간의 어떤 동력 계통 및 소재로는 달성할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마치 관성이 없는 양 그 빛은 필기체를 휘갈기는 듯 자기 멋대로 밤하늘을 30여초간 횡단하다가 사라졌다. 너무 황당해서 어,,, 어,,, 어,,,만 반복했다. 저 우주선에 나에게 왔으면,,, 나를 잡아갔으면,,, 내 배를 갈라죽이더라도 여기 와줬으면 했다. 특히 최근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읽고 있어서인지 더더욱 나를 납치했으면 했다. 배를 가르는 그 순간까지 Don’t panic을 외칠 것이다. (덧붙이자면 진짜 일반적인 빛은 아니었다. 드론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그런 움직임을 만들 수 없으며 만약 그런 움직임을 만들 수 있는 드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 먼거리에서 그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건 상상하기 어려운 가속도였다. 스타링크와 같은 저궤도 위성은 더더욱 아니다. 이미 밤하늘에서 몇개의 저궤도 위성을 봤고 속도 측면에서는 내가 본 이상한 빛의 속도와 유사했으나 그 궤도가 선형적이었다)
운 좋게도 소양호에 도착할 때에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다 떠났다. 별을 보기 시작한 첫 두시간 동안은 음악 없이 있었는데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브라이언 이노의 아폴로 앨범을 틀어야할 것 같은 분위기라서 한번 틀었었는데 예상외로 좋았다. 앨범의 첫 트랙의 이름부터 Under Stars다,,, 강하게 진동하는 저음이 이 나에게 당연한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너의 눈 앞에 있는 어두운 하늘과 빛만 우주가 아니라 사실 너가 앉아있는 이 땅도 우주다. 다들 별 볼 때 한번씩 이 앨범을 틀어보자. 별 볼 때 틀었던 노래들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서 올린다. (후반부는 여명의 순간)
별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었는데 삼각대 비스무리한 걸 쓰니 꽤 잘 나온다. 아래 두 사진을 비교해보자.
같은 위치에서 삼각대를 썼지만 10초 노출과 30초 노출의 차이다. 이게 좀 애매한게 둘 다 ISO 값은 4000으로 동일하고 조리개를 조절할 수 없기에 셔터 스피드의 3배라면 당연 사진도 밟아져야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일반적인 10초, 30초 노출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진에 담긴 메타데이터에는 위 아래 사진의 셔터 스피드가 각각 2초, 3.3초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10초, 30초로 촬영하였다.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면 최신의 스마트폰에서의 장노출은 노출 시간만큼 한번에 사진을 촬영하는게 아니라 장노출 시간 동안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은 후 그 사진들을 합성하여 하나의 사진으로 만든다. 단순하게 값들을 더하는 건 아니고 핸드폰 가속도 센서로 측정된 핸드폰 흔들림 정도를 측정하고 흔들릴 때 촬영된 사진을 기록된 가속 정보를 바탕으로 보정하여서 흔들림에 의한 블러나 노이즈를 최소화한다. 이 경우에는 삼각대를 썼기에 흔들림은 없었겠지만 다수의 사진를 합성하여 노이즈를 최소화 했을 것이다.
결과물이 꽤나 만족스럽다. 이제 몇 장의 별 사진을 더 올려본다. 아 유성우는 못 찍음.
아래처럼 노이즈가 가득한 사진들도 마음에 든다.
그리고 아래는 촬영 중에 핸드폰 라이트에 의해 우연히 찍힌 사진.
그리고 해 뜨는 승호대.
돌아가는 길에 옆에 있는 청수사에 들러 구송폭포라는 것을 보러 갔는데,,,, 폭포라고 불리기에는 매우 작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