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노새

또 파로호에 갔다. Keep your hoes in check!

날씨가 춥지만,,, 웻슈트가 있고 건강한 몸이 있다면 물에 못 들어갈 것 뭐 있나?

약간 늦게 도착해서 오후 5시 반, 해가 지는 시간에 도착했다. 분주하게 캠핑 준비를 마치고 보트에 바람을 넣는다. 웬 보트냐고? 수영을 안 하는 친구가 본인도 놀겠다고 쿠팡에서 3만 8천원짜리 보트와 2만 5천원짜리 에어펌프를 샀다.

에어펌프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에,,, 결국 입으로 불었고 수영 덕에 늘어난 폐활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 폐,, 꽤 괜찮더라?

바로 수영에 들어간다. 물은 차갑지만 웻슈트 덕에 꽤 견딜만하다. 웻슈트 입었다고 어떻게 물이 안 차가울 수 있냐고 의아할 수 있겠다. 웻슈트는 일종의 방수슈트라서 몸이랑 바깥 물이 직접 안 닿으니 체온 유지에 효과적이고, 슈트 안으로 조금 들어왔다가 나가지 못한 물이 또다른 단열층 역할을 해서 체온을 보호한다. 생각보다 따듯하다. 문제는 슈트가 보호하지 못하는 맨손, 맨발, 머리가 문제다. 잠시 쉬겠다가 물 위에 떠있으면 너무 춥다,,,

완전한 밤에 수영을 시작한 거라 지상에 보이는 건 별로 없었다. 뭐 어떤가 그냥 어두운 물을 수영하는거지.

친구에게 3만 8천원에 너의 목숨을 맡길거냐고 놀렸지만 보트는 제 역할을 다했다. 친구를 태우고,, 술도 싣고, 담배도 싣고,,, 최고다. 심지어 보트에 끈을 내 몸에 결착하니 수영하면서 보트도 끌 수 있다. 웨이트 수영이 빡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더라. 물 위에서 술까지 마시니,,, 힘들게 뭐 있겠나.

깡촌이다 보니 지상에 보이는 건 거의 없지만,,, 땅이 어두울수록 하늘은 밝아진다. 구름이 없는 날씨에 달도 출근을 늦게하는 날인지라 하늘에 별이 가득하다. 물에 둥둥뜨며 술을 마시며 별을 보는건 경외로운 일이다. 물이 차가워서 마음이 고요하지는 않았지만, 차가워진 정신 덕에 별빛은 더욱 선명하다.

웻슈트를 입은 내 모습이 마음에 든다. 어릴 때부터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스포츠는 철인 3종이라고 생각했는데, 철인들이 입는 그 웻슈트를 입으니 나도 뭐 되는 사람 같이 느껴진다. 내년에는 철인 3종에 나가야겠다.

물 밖에 나오니 춥다,,, 빠르게 장작 피우고 술을 먹는다.

이후 열심히 술을 마셨다. 회, 부대찌개, 치즈, 소세지, 스모어, 새우깡 블랙, 와인, 맥주, 청주 등등 온갖 걸 먹었다.

많이 취했을 때쯤 고라니가 뒷산에서 울더라. 고라니 소리를 들어봤으면 알겠지만 진짜 끔찍한 소리를 낸다,,,

새벽 전까지 마시다 쓰러지고 아침 9시에 텐트에서 눈을 뜨니 비가 오고 있다. 밖에 전자기기부터 옷까지 모든 것들이 널부러져 있는데,,, 이제 뭐 방법도 없고,,, 그냥 잠이나 더 자자.

언제까지나 자고 있을 수는 없는 법,,, 눈을 뜨니 오후 2시,,, 이제 비는 그쳤다. 바깥 상황은 끔찍했지만,,, 열심히 치우고 수영이나 더 한다.

수영도 하고 담배도 피고~~ 수영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 영상을 보니 리커버리 팔동작을 할 때 팔꿈치를 더 올리고 팔꿈치 아래에 긴장을 풀어야겠다.

날이 추운지라 오래 수영하지 못하고 철수한다. 그래봤자 오후 5시 반에 나온거지만,,,

간단히 화천 시내에서 닭갈비를 먹고 돌아간다.

국도로 돌아가는 길 옆에 ‘World Liquor Market’이라는 전광판이 보인다. 오,,, 아직 시간은 8시. 리쿼 샾이 이 시간에 문 닫았을 일은 없기에 바로 차를 돌려 들어갔다.

와인은 모르지만 어마어마하더라. 세계주류가 큰 주류 도매상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다. 와인의 종류가 무지 많았으며 재고량도 어마어마하더라. 지하층에는 소장 술들을 전시하는데 그 규모가 대단하다.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아스파탐이 안 들어간 막걸리 두 병을 샀는데 아직 마시지는 않았다.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다,,, 피곤하다.

돌이켜보면 목숨 걸고 미친짓 하는거 같지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위험을 못 느끼는 내가 문제인가,,,?

비 맞은 캠핑장비 뒷정리가 더 미친 짓이다,,, 새 집에 마당이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