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동해에 6일간 있게 된 이야기다.
금요일 오후, 분당에 사는 친구를 픽업한 후 삼척에 캠핑장을 향해 간다. 그 전 주행 중 차량에 이상이 있어서 전날인 목요일에 정비소에서 진단 및 수리도 받았던지라 차량을 타는 느낌이 경쾌하다.
아쉽게도 그 느낌은 오래가지 못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차량의 조향이 계속 틀어졌고 쓰로틀을 밟을 때마다 차량이 우측 방향으로 쏠린다,,, 분명 정비를 받았는데,,, 이건 이상하다. 서울로 돌아가자마자 정비를 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차를 계속 몰았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위기감 때문에 운전하는 내내 말이 없어졌다.
다행히 캠핑장에 도착했,,, 굉음과 함께 차가 급정거를 했다. 캠핑장이 바로 앞 도로 한복판에서 차가 멈췄다. 시동은 걸리지만 쓰로틀을 밟아도 차가 중립 기어인 것처럼 엔진 레브만 올라간다. 기어도 P 위치에 올라가지 않는다,,, 미션 문제인가,,, 미션이 이렇게 터지나.
밤 10시 반,,, 삼척 시내에서도 30분 거리에 완전 시골 도로 한복판에 차가 멈췄다,,, 급하게 견인을 부른다. 견인이 오긴 할까 싶었는데 20분 만에 도착했다. 견인 기사가 차를 쭉 살피더니 전륜 우측에 크로스멤버가 부식으로 깨졌다고 한다. 쉽게 말해 하부의 철제 프레임이 부식으로 부서졌다는거다.

하아아,,, 왜 정비소에서 차를 띄어서 점검까지 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절망감이 들다가도,,,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사소한 충격에도 차가 멈출 수 있는 상태로 서울에서 삼척까지 고속도로를 타면서 운전했던거다. 다들 100km/h 이상을 달리는 자동차 전용도로의 출구를 빠져나오는 길에서 천천히 나올 때 사고가 나서 목숨을 구한거다.
금요일 밤이었기에 토요일에 정비를 하는 동네 카센터로 차를 견인해준다고 기사님이 말하신다. 다음날 수리가 될 가망을 없지만 그래도 알겠다고 말한다.
다행히 캠핑장까지 걸어서 30초 거리라서 차에서 캠핑 장비를 다 빼서 캠핑장으로 옮긴다. 빠르게 텐트를 치고 술을 마신다. 캠핑장 앞 바다에서 수영이나 할까하고 가봤더니 파도가 너무 쌔다,,, 곱게 술만 마시다가 잤다.
다음날 눈을 뜨고 카센터에 전화해보니 예상했던대로 수리가 어렵다고 말한다. 큰 정비 공장에 가야하는데 시골이다보니 부품 수급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저기 전화해서 알아보니 강릉에 정식 수리센터에 맡기면 바로 가능한 듯하여,,, 삼척에서 강릉까지 견인을 부른다. 삼척에서 강릉까지 92km 거리라서 견인비만 23만원 나온다,,,
금~일 2박 3일 일정인지라 차 없이 멍하니 있을 수는 없으니 삼척 시내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렌트카를 빌리러간다. 다행히 캠핑장에서 삼척 시내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탔는데 꽤나 끔찍한 버스였다. 버서가 굽이굽이 휘어지는 해안도로를 과속을 하며 달리는데 차 멀미를 거의 안 하는 내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멀미감에 비틀거렸다.
일단 중국집에서 점심을 때리고 렌트카를 빌린다. 중국집 탕수육이 꽤나 맛있었다.

렌트를 하고나서는 차에 대한 생각은 잊고 놀기에 집중한다. 얼마나 노는데 집중했는지(혹은 정신이 없었는지) 찍어놓은 사진도 없다.
낮의 여정은 수영, 스킨 다이빙 포인트 찾기였다. 대진항에 유명한 포인트에 갔으나 진입로에 울타리가 쳐져있다. 비교적 최근에 막혔다고 한다. 다음으로 장호항에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다,,, 그 다음 갈남항에 갔는데 여긴 사람도 비교적 적고 파도도 견딜만한 수준이었다.
신나게 수영했다. 물살 때문에 바다 속이 탁해서 물고기 구경은 포기하고 수영만 했다. 이때까지 수영했던 바다 중에 제일 물살이 쌨는데,,, 덕분에 즐거웠다. 휘몰아치는 바다에 휩쓸릴 때 오는 두려움이 짜릿하다. 그리고 그 물살을 숏핀을 찬 발로 저항하며 물살을 거스를 때 쾌감이 느껴진다.
물이 꽤 차가워서 2시간 정도 수영하고 나왔다. 갈남항을 떠날 때가 오후 5시쯤 됐던 것 같다. 느긋하게 드라이브나 하며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니 경북 울진에 가까워져서 죽변어시장 들러 회를 샀다. 가자미, 무늬오징어, 우럭을 샀다. (광어 달라고 했는데 가자미를 준거다,,,).

밤 늦게까지 술 마시다가 잠에 든다.
아래는 눈 뜨고 텐트에서 보이는 풍경.
캠핑장에서 철수하고 다시 수영을 하러 떠난다. 전날 갔던 경북 울진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먼저 울진 시내에 한식 뷔페를 들렀다. 한식 뷔페는 무조건 옳다. 제육은 언제나 맛있다.

어제 갔던 죽변어시장 바로 옆에 있는 봉수항이라는 곳을 갔는데 훌륭하다.

스킨 다이빙을 하는 사람이 꽤 있었고 낚시꾼도 많았다. 방파제 덕에 물살이 그렇게 쌔지 않았는지라 편하게 수영하고 놀았다. 여기서도 대략 2시간 수영했다.
수영을 마치고 집에 갈 시간이다. 일단 고장난 내 차는 강릉에 정비소 앞에 방치된 상태이며 아직 수리는 커녕 정비소의 견적조차 못 받은 상태다. 서울로 돌아가자.
언제나처럼 국도를 타고 이동했다. 다시 삼척 방향으로 올라간 다음 태백, 정선, 영월, 제천, 충주를 지나 서울로 가는 여정이었다. 태백, 정선, 영월은 이번에 처음 지나가봤는데 산 속에 파묻힌 도시들이 매우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중간에 영월에서 저녁도 먹는데,,, 8시에는 거의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아서 간신히 문을 연 식당을 찾아서 들어갔다.


호텔식 생선구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맛있다.
그렇게 서울에 도착하니 밤 11시에 가까웠던 것 같다,,,
이 시점에서 정리하자면,,, 말했듯 차는 아직 견적도 못 받았고 월요일이 되어야 수리 일정을 알 수 있는 상태이며, 삼척에서 렌터카를 타고 서울에 왔는지라 다시 삼척에 렌트카를 반납해야하는 상황이다. 생각만해도 숨이 턱 막히는 상태이지만 일단,,, 할 수 있는게 없으니 생각을 비우자.
사실 여행 내내 강릉으로 견인, 정비소 물색, 렌트, 서울로 복귀, 렌트카 반납, 차 회수 등등 생각할게 많았다. 잘 모르는 시골이고 주말이다보니 당장에 처리하고 싶어도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보니 예상, 추측을 바탕으로 선택을 해왔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 그래도 해결하고자 하니 어찌어찌 해결은 되어가는 것 같은데 월요일이 차량 견적과 수리 일정이 나와야 각이 서는지라,,,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다음 이야기는 후편에서,,,